뉴욕發 대한항공 30대女 기내서 쓰러져… 장시간 비행 승객 ‘폐색전증’ 사망

해당 승무원 “운항중 고통 호소 안했다”
유족측 “적절한 응급조치 여부 의문”

12시간여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온 30대 여성승객이 항공기 내에서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과 인하대병원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 9일 새벽 뉴욕발 대한항공 인천행 비행기를 탔던 A씨(36·여)가 9일 오후 4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항공기내에서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A씨는 대한항공 기내 승무원 등의 도움을 받아 공항내의 인하대병원의료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천 소재 인하대병원 본원으로 후송됐다. 그러나 A씨는 치료를 받던 7시간 만인 다음날 10일 새벽 1시께 사망했다. 

 

병원 측은 A씨가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다 다리에 위치한 깊은 부위의 정맥(심부 정맥)에 혈전이 생기고,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들은 A씨가 항공기내에서 갑자기 쓰러진 원인, 응급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경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공항경찰대 수사과장은 “이번 사망사건의 수사상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폐색전증’은 주로 다리 근육 속에 생긴 심부정맥의 혈전에서 떨어져 나온 색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가 폐동맥을 막은 상태를 말한다.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을 비롯해 오랫동안 앉아있을 때 혈류가 정체돼 주로 발생한다. 

 

옹진군 보건소 이현승 내과전문의는 “의사소견이 폐색전증으로 나왔다면 평소에 혈관에 혈전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리를 주물러주거나 높게 해도 되고, 발목을 움직여주거나 가끔씩 복도만 오가도 폐색전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11일 “해당 승객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갑자기 쓰러져 승무원이 부축했으며, 운항 중에 아무런 고통이나 통증도 호소하지 않았다”며 “승무원들이 응급조치와 인공호흡 등 필요한 조치는 다 했지만 불행한 일을 당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구·양광범·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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