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 카네이션 어버이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하광열 씨 “자식도리 했을 뿐인데 큰상”

뇌병변 중증장애 모친 7년째 돌봐
간병위해 결혼도 포기 ‘효자 노총각’
노인학대 불효의 시대 ‘잔잔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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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더 어려운 분도 많은데 이렇게 큰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식의 도리를 다했을 뿐인데 정말 감사합니다.”

 

16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8회 아이러브 카네이션 어버이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은 하광렬 씨(49)는 수줍게 웃으며 이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3형제 중 둘째인 하씨는 14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이 불편한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 어머니(68)를 결혼한 형제를 대신해 7년 전부터 홀로 봉양해왔다. 자신이 사는 빌라단지에서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며 1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50여만 원. 하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어머니가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해왔다.

 

매일 아침 3층 빌라에서 어머니를 업고 내려와 300m 거리에 있는 체육공원에서 재활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하씨의 지극한 효심은 지역주민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어머니 간병을 위해 결혼도 포기한 채 홀로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부터 어머니의 목욕과 수발을 도맡아 온 하씨. 그러면서도 형제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머니를 모시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을 형제에게 돌리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효심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씨의 효심은 단순히 어머니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평소 동네 어른들에게 공손하고 낮은 자세로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전해온 하씨는 동네주민으로부터 예의범절을 갖춘 보기 드문 청년이라는 평판이 자자하다.

 

“제가 사는 서구는 계단이 너무 많고 길이 좁아서 몸이 불편한 분들과 어르신들이 마음껏 다니기 어려워요. 이분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개선됐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전하며 미소 짓는 하씨의 얼굴에서 어머니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 나왔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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