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들인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 ‘차고지 전락’

수원시, 도로·공원 기반시설 마련 토지주 “상업수요 부족” 활용 꺼려
공사 완료 1년 넘게 개발 없이 방치 쓰레기 불법투기 등 무법천지

▲ 총 사업비 263억 원이 들어간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 일대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거대한 대형차고지로 전락했다. 야간에 대형 화물트럭이 일대 도로를 점령한 모습(사진 아래) 전형민기자
▲ 총 사업비 263억 원이 들어간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 일대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거대한 대형차고지로 전락했다. 야간에 대형 화물트럭이 일대 도로를 점령한 모습(사진 아래) 전형민기자
수원 권선구 행정타운 지원 및 서수원 상권 개발을 위해 조성된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가 공사 완료 이후 1년여 동안 전혀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부지 조성에만 수백억 원이 투입됐음에도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 투기가 이뤄짐은 물론, 대형차량 차고지로 전락한 실정이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6월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1187번지 일원에 권선구 행정타운을 뒷받침하는 상업·편의시설 조성을 위한 6만 1천399.7㎡ 규모의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 공사를 완료했다. 총 사업비만 263억 원이 들어간 배후단지 조성은 시가 먼저 개발한 뒤 민간에 분양하는 ‘환지방식’으로 추진됐다. 

땅을 별도로 매입하지 않고 부지 소유주로부터 일정비율 토지를 넘겨받아 일부는 도로·공원 등 공공시설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채비지로 매각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시는 배후단지 공사가 끝난 이후 채비지 12개 필지를 매각, 현재 3개 필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에 분양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지 1년이 다 되도록 배후단지에 상업시설 입주는커녕 개발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부지에 건축 인허가를 받은 곳 또한 단 한 군데도 없다. 배후단지 주변 상업 수요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토지 소유주들이 건물 건축 등 토지 활용을 꺼리는 것으로, 수백억 원을 들여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을 마련한 수원시의 배후단지 조성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더구나 오랜 기간 공터로 방치되며 배후단지는 ‘무법천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찾은 배후단지에는 폐시멘트를 비롯해 음료수캔, 비닐봉지, 담배꽁초 등 각종 생활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또 낮·밤을 가리지 않고 승용차는 물론 5t 이상 트럭과 버스, 트레일러 등 대형차들이 마구잡이로 주차해 인근 대부둑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교통사고도 우려된다.

 

그러나 대다수 부지가 매각, 사유지가 되다 보니 관할 구청에서 조치를 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권선구 관계자는 “토지 소유주에 청결유지명령을 내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불법 주정차 단속구역 지정도 되지 않은 상태라 주차를 막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배후단지 용지가 상업시설이라 미래 가치는 높지만, 현재 수요가 불안정해 토지 소유주들이 아직 개발하지 않는 것 같다”며 “배후단지 옆에 고색지구 개발 등이 예정된 만큼 본격적인 지역 개발이 이뤄지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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