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위축… 지역경제 노심초사
삼성전자의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지역경제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과 평택, 화성, 용인 등에 사업장이 있어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가치와 경제창출 효과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16일 삼성전자와 지역경제계 등에 따르면, 수원의 삼성디지털시티 3만 4천여 명의 임직원 중 71%인 2만 4천여 명의 임직원이 사업장이 있는 수원 및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5년 기준 납부한 지방세는 600억 원 규모다. 삼성디지털시티 내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호실적을 내던 지난 2013년에는 수원시 전체 세수의 20%에 육박하는 지방세를 냈다.
이에 지난해 삼성의 영업부진으로 세수가 반 토막 난 수원, 용인, 화성 등 삼성 사업장이 소재한 지자체들은 올해 기대가 크다. SK하이닉스의 국내 공장이 있는 이천시도 회사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미소를 짓고 있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수장 공백으로 자칫 투자가 지연, 축소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지역에서 팽배하다. 당장 평택에서는 다음 달 고덕산업단지에 총 면적 289만㎡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공장 ‘삼성 반도체 평택캠퍼스’의 본격적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지역사회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물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새로운 역사를 장식할 사안임에도 아직 준공식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행사로 치러야 할 만큼의 대형 이벤트이지만, JY의 공백으로 시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평택 반도체 공장은 1차 투자금액만 15조 6천억 원에 달한다.
이곳에선 세계시장의 황금알인 최첨단 64단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15만 명의 고용과 40조 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대형 사업장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준공식 일정이나 세부 계획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모두 미지수”라고 말했다.
제2의 투자와 미래를 구상할 오너가 없다 보니 이후의 투자 계획도 아직 확정된 게 없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오는 31일 ‘평택경제살리기운동본부(삼성전자 정상화 촉구 이재용 부회장 구명본부)’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 동문과 기업인 등 단체로 구성된 구명본부는 지난달 말 출범을 예고했지만,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출범을 연기한 바 있다.
이해영(57) 준비위원장은 “삼성 반도체가 들어서면서 지역 부동산과 자영업자 등 경제 전반이 활기를 띠고 살아나고 있다. 삼성의 이익 증가가 지자체의 세수증대로 이어지는데, 삼성전자 수장의 공백으로 투자가 지연되거나 늦어지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삼성이 하루빨리 정상화돼 평택에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도록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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