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간 특사들 멈춰있던 정상외교 ‘물꼬’

홍석현, 백악관서 트럼프와 면담… 한·미 동맹 강조
문희상, 아베에 文대통령 친서 전달 “북핵 공동대처”
이해찬, 7월 정상회담 가능성 언급… 오늘 시진핑 접견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왼쪽)이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 특사는 이날 아베 총리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왼쪽)이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 특사는 이날 아베 총리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출국한 특사들이 미국ㆍ일본ㆍ중국 정상들과 만나 한동안 멈춰 있던 정상외교에 물꼬가 텄다. 

 

문 대통령 특사로 방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이사장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웨스트윙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ㆍ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이 방미하면 북핵문제를 포함해서 한ㆍ미 동맹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홍 특사에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로 특별검사가 도입되고 탄핵이 거론되는 최악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도 홍 특사와 15분간 면담해 눈길을 끌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문제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회담’이라는 형식과 ‘15분’이라는 시간은 최대한 예의를 갖춘 것이라는 분석이 외교가 안팎에서 나왔다.

 

우리 대통령 특사가 미국 정상을 만난 것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특사였던 정몽준 전 의원이 스티븐 해들리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 중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들른(drop by) 것이 유일한 사례다.

 

홍 특사는 대신 현안은 허버트 맥 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별도로 만나 얘기했다. 특히 사드배치를 놓고 한국에서 절차적 논란이 있다는 홍 특사의 말에 맥 마스터 보좌관은 “그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본특사로 이틀째 도쿄에서 머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정부갑)은 이날 총리실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문 특사는 이 자리에서 “양국이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가자는 문 대통령의 뜻을 친서에 담아왔다”며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뵙기를 희망하고,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자는 뜻을 갖고 왔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중국 특사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오후 중국 베이징 중국 외교부에서 인사를 나눈 후 면담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 공동취재단
이해찬 중국 특사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오후 중국 베이징 중국 외교부에서 인사를 나눈 후 면담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 공동취재단
이어 문 특사는 “북핵에 공동 대처하자는 제안에 아베 총리가 전적으로 동감했다”면서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재작년 국가 간 합의를 착실히 이행해 나가면 좋겠다고 아베 총리가 말했다”고 전했다. 

 

이해찬 전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특사단은 이날 출국,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사는 이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의 영접을 받은 뒤 환담하는 자리에서 “7월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독일에서 있는데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고, 수교 25주년을 즈음해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특사는 “문 대통령이 훈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할 친서를 줬다”면서 “중국에 가서 대통령의 생각을 가감 없이 진솔하게 전달해 중국분들과 깊은 신뢰를 쌓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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