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와 호흡을 맞출 청와대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임명한 것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통일ㆍ외교안보 특보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문정인 연세대 석좌교수를 발탁한 것도 북핵 문제와 사드 등 난마처럼 얽힌 외교안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을 반영한 인사라는 분석이다
■장하성-김동연 투 톱…소득 주도 성장 이끌 양대 축
무엇보다 정책실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한 것은 J노믹스의 근간인 소득 주도 성장론을 손발을 맞춰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자 출신인 장 실장이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관료 생활을 오래 한 김 후보자가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장 실장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경제학자다. 이론을 바탕으로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운동을 해 온 경험과 경륜을 높이 평가해 정책실장에 임명됐다.
장 실장은 실천하는 경제학자로 분류된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경제민주화운동의 시초이자 대부로 불렸다.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경제ㆍ사회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며 현 정부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면 경제부총리는 이를 구체화해 나가는 작업의 총책임자다. 이 때문에 관료 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김 후보자가 제격이라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가난한 성장과정을 이겨내고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했다가 야간대학을 다니며 주경야독해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동시에 패스한 이력이 있다.
■북핵 문제와 사드… 난마처럼 얽힌 외교안보
외교안보라인에 여성을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 강 내정자는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첫 여성 국장에 이어 유엔 고위직 임명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강 내정자를 지명하면서 “최초와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유능한 외교전문가이다.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해 국제외교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인선은 성평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시절 유엔에 진출한 인사여서 친반기문 인사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역시 탕평 인사의 한 측면으로 해석된다.
다만 위장전입이 드러난 강 내정자를 둘러싸고 국회 인사청문회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안보실장에 군 인사를 배제하고 외교관 출신인 정 전 대사를 앉힌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에서는 외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안보실장에 기용된 정의용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은 주 제네바 대사를 역임했고 국제노동기구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대통령은 “정 실장은 다자외교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과거정부에서 안보를 국방의 틀에서만 협소하게 바라봤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통일외교안보특보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임명했다. 대통령은 “이들은 비록 비상임이지만 이미 그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아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실마리를 풀길 기대한다. 저와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하고 챙겨나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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