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에 강수량 예년의 절반수준… 도내 저수지 저수율 49%
안성은 19곳 중 13곳 50% 못미쳐… 道 277억 투입, 물 확보나서
경기도와 지자체에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가뭄 대책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올해 예상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경기도 농업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한국농어촌공사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342개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9.5%로 평년저수율(77.4%)보다 27.9%p 낮다. 농어촌공사경기지역본부 관내 저수율이 50% 미만인 곳은 32곳, 40% 미만은 21곳, 30%가 채 안 되는 저수지도 12곳에 이른다.
대표적 경기미 생산지인 여주시 일부지역에서도 농업용수원인 남한강 물줄기 청미천이 말라 농민들은 애간장을 태워야했다. 시는 최근 동부하이텍 공장을 찾아 못자리에 사용할 물 공급을 위한 공업용수 지원을 요청, 당장 급한 불은 껐다.
안성은 농업용 저수지 19곳 중 13곳 모두 저수율이 절반인 50%도 안 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물 부족이 이어졌던 마둔저수지(7.9%)와 금광저수지(10.8%)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만수저수지(23.7%), 두창저수지(26.5%), 고삼 저수지(26.3%), 용설저수지(29.1%) 등도 저수율이 3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저수지에 물 공급원인 하류하천의 물이 메말라 양수저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화성시 덕우 저수지(21.7%), 기천저수지(24.9%), 보통저수지(27.7%)도 저수율이 크게 부족하다.
6월 중순 모내기가 끝난 후에도 지금처럼 강우일수가 적으면 올해 영농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모내기까지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에 물을 대는 급수기가 시작되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뭄이 심각해지자 도와 지자체는 추가 예산을 투입하고 용수개발과 관정 지원 등 물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도는 기존 2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가뭄대책 사업을 추진 중인 데 이어 올해 추경 예산에 도비 40억 원을 추가 편성해 가뭄 극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하는 가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 가능성까지 높아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기상이변이 현실이 된 만큼 이 같은 적시성 있는 단기가뭄대책과 함께 상시적인 가뭄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장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지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천79㎜로 평년치(1천386㎜)와 비교해 200㎜ 이상 줄었다. 올 들어 1~5월 평균 강수량은 126.9㎜로 평년(214.6㎜)의 58% 수준에 불과하다.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산업정책연구본부장은 “최근의 가뭄은 기후변화로 국지적으로 발생하고 특성이 과거와 달라 농업용수 공급체계가 과거 기준과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지역별 가뭄의 빈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맞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지역단위 업종에 맞는 작목 전환 등 업종에 맞게 기반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가뭄대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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