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서 대형마트 144곳 성업
전국서 가장 많은 28.8% 점유율
사전영향평가제 즉시 도입 등 촉구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열고 하남시 스타필드, 시흥 프리미엄 아웃렛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홍철 안산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과 박재철 광명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등 전국의 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들과 동네 슈퍼 점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신세계는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한계가 생기니 아웃렛이라는 이름으로 하남시에는 스타필드, 시흥시에는 프리미엄 아웃렛을 세워 주변의 지역상권을 집어삼켰다”며 “이에 더해 노브랜드라는 자체 기획 브랜드(PL)를 변종 기업형수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끼워 넣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는 변기시트, 와이퍼 등 9개 제품으로 시작됐으나 꾸준히 상품 가짓수가 늘어 지난해에는 900여 가지의 상품이 판매됐다.
대형유통업체가 경기지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현실도 확인됐다.
이날 연합회가 발표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기지역에는 대형마트 144개 점포가 진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28.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도내 대형마트 중 이마트는 49곳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마트 32곳, 홈플러스 33곳이다.
문제는 대형 할인마트가 진출할 때마다 주변 상권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 2000∼2011년 조사에 따르면 대형 할인마트인 SSM 1개가 추가로 진입할 때 소규모 슈퍼마켓 약 22개, 식료품 소매업체 약 20개가 감소했고, 전체 소매업체는 약 83개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연합회 측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를 즉시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의무휴업일제를 확대 시행하고, 동네슈퍼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 진입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막을 수 있도록 출점 점포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송홍철 안산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안산에 대형마트가 7개가 집중돼 있고 광명, 부천, 고양 등 도내 곳곳에서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투와 편의점 진출로 슈퍼마켓과 골목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골목상권과 동네슈퍼를 위한 정책과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날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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