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콩나물’, 한쪽선 ‘썰렁’
482개 교실 비어있어… 지역마다 편차 심해
화성·오산, 농촌은 남아돌고 도심은 과밀현상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성적표는 늘 초라하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 심화되면서 단위 학교마다 ‘빈 교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늘어가는 빈 교실에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교육계는 이 같은 상황에 교실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나타나는 ‘빈 교실’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경기지역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은 과밀학급과 학생이 부족해 교실이 비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실 양극화 현상은 구도심에서 신도심 또는 농촌에서 도심지역으로의 인구 유입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면서 지역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24일 경기도교육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지난 3월 도내 25개 지역교육청을 대상으로 초중고 미활용교실 현황 조사에 나선 결과, 총 482개의 교실이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김포지역이 62개로 가장 많은 교실이 비어 있으며 수원(57개)과 구리 남양주(53.5개)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광명과 용인, 연천, 여주, 양평지역만 빈 교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지역마다 과밀학급과 교실이 비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성오산의 경우 현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 공사가 한창인 동탄2신도시에 유입 인구가 늘어나 학교마다 과밀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장안면과 같은 농촌지역은 학생 수가 감소해 빈 교실이 발생하고 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현재 동탄신도시가 포함된 동부권역은 교실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장안면과 서신면 지역은 오히려 학생 수가 줄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도 마찬가지다.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장안구와 권선구를 중심으로 교실이 비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광교신도시를 포함한 영통구에서는 빈 교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달리 광명지역은 재개발 사업(뉴타운)과 역세권 개발로 학교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철산역 주변 초등학교에서 과밀현상이 나타나면서 교육 당국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명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 특성상 교실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교실이 비거나 학생이 많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이 있어 지역교육청 차원에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마다 발생하고 있는 교실 양극화 현상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절벽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15~2065)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892만 명을 기록한 학령인구(6~21세)는 앞으로 10년간 184만 명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학령인구의 21%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초등학교 학령인구(6~11세)는 지난 2015년 272만 명에서 오는 2065년 166만 명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령인구도 마찬가지로 50년 뒤인 2065년에는 전체의 절반 수준만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지만 교육 당국은 이에 대비한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 A 중학교 교장은 “교육현장에서는 조금씩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남은 교실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교육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양극화 현상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아직 없다”면서 “관련 기관과 함께 해결점을 모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태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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