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국민안전처 ‘일방통행’ 엇박자

지역소방본부에 훈련 공문 지각공지 전국단위 훈련불구 일정 조율도 안해
촉박한 상황에 일부 프로그램 차질 인천·경기소방본부 자체훈련으로 대체

국민안전처가 지역소방본부와 사전에 일정조차 조율하지 않은 채 뒤늦게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하겠다고 공문을 보내는 등 엇박자를 냈다.

 

25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에 전국 210개 소방관서별로 상습정체 구간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국민 참여훈련을 벌였다.

 

훈련은 긴급한 상황에서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 일반 운전자들에게 양보 운전의 필요성을 알리겠단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이번 훈련에선 국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차 동승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국민안전처가 각 지방 소방본부에 훈련을 실시하겠단 공문을 늦게 보내는 바람에 일선 지역소방본부들은 큰 혼선을 빚었다. 더욱이 지역소방본부들과 사전에 일정조율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인천소방본부는 국민안전처에서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한다는 공문을 지난 15일이 돼서야 받았다. 훈련날짜 보다 열흘 전에 공문을 받았던 것이다.

 

인천소방본부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마다 ‘길 터주기 훈련’을 해오고 있어, 국민안전처의 공문을 받기 며칠 전부터 이미 이달 17일로 일정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

 

또 훈련 일정이 촉박해, 25일 ‘동승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모집공고 조차 내지 못했다.

 

결국, 25일 전국 단위 훈련은 하지 못하고 17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훈련으로 갈음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길 터주기 훈련이 전국단위로 실시된 것이지만, 관련 문서가 너무 늦게 내려왔다”며 “동승자 체험을 위해 어린이들과 보호자 일정까지 새로 맞출 수가 없어서 지난 17일 훈련만 하고 전국단위 훈련은 빠졌다”고 말했다.

 

경기소방본부도 훈련 열흘 전에서야 국민안전처 공문을 받았다.

경기소방본부 관계자는 “국민안전처 공문을 늦게 받아 도내 34개 소방서 중 일부 소방서들은 그 전에 실시했던 소방훈련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안전처 방호조사과 관계자는 “최근 국민안전처 담당자가 바뀌는 통에 공문발송이 늦어지게 됐다”며 “훈련날짜는 시ㆍ도와 사전에 일정을 협의한 후 하달하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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