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는 카네이션과 각종 기념일을 겨냥한 선물들이 즐비하고, 자연스레 조성된 사회분위기 때문에라도 사람들은 꽃을 사고 선물을 준비해 마음을 표현한다. 그 덕분에 소원하던 관계가 회복되거나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기념일을 빌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인간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공동모금회의 기부자들의 상당수는 생일, 회갑, 회사 창립일, 입사일, 모임 발족일을 기념해 소외된 이웃을 돕는 기부를 결정하고 기념한다.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중에 상당수는 개인의 생일, 사업장의 창립기념일과 결혼기념일 등을 기념해 기부에 동참하는 분들이 있다. 평소 삶을 돌아보며 지역과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삶의 의미를 찾고, 사랑과 관심을 전달하는 실제적인 행동인 나눔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나눔과 봉사활동을 계기로 삶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분들도 있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어느새 누적회원 103호 클럽이 됐다. 아너소사이어티는 5년 이내에 1억원을 기부하거나 기부를 약정한 사람의 모임이다.
특별히 5월에는 가정의 달을 기념해 착한 가정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겠다는 기부자들이 있었다. 임직원들이 뜻을 모아 함께 기부하는 착한 일터와 자영업자들이 수익의 일정액을 매달 기부하는 착한 가게로 기부에 동참하는 분들도 있었다. 지역대학생들도 학교 축제를 통해 나눔을 알리고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지역 저소득 가정을 지원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역시나 기부와 나눔은 이웃사랑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가 아닐까 싶다. 기부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통해 돈과 시간을 들여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랑을 표현하고, 그동안 받았던 사랑의 빚을 갚는다. 이렇게 표현한 사랑은 더 큰 보람으로 돌아오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삶의 희망이 된다.
그래서 가난한 어린 시절에 장학금으로 후원금으로 지원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나눔교육을 하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의 꿈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가정을 위해 기부하는 것으로 삶의 보람을 맛보는 숨은 사랑의 파수꾼이 인천에는 참 많다.
기념일이든 아니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더하는 것은 삶에 가장 가치있는 사랑을 표현할 때이다.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5월, 사랑은 표현할 때 아름답다는 말을 기억하길 바란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힘이 되어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감사를 표현하고,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소외된 이웃들이 있다면 기꺼이 먼저 사랑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은 표현할 때 더욱 아름답다.
정명환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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