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선수] 지적장애 승마선수 조유진, ‘재활승마’ 넘어 꿈의 무대 도전

비장애 선수들과 희망찬 도전
입상 못했지만 값진 경험 ‘행복’

▲ 승마선수 조유진
“말(馬)을 믿어요. 말은 절대로 나를 떨어뜨리지 않아요.”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승마 중등부 장애물 비월에 출전한 조유진(인천 강서중)은 “말을 믿고 사랑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적장애 3급인 조유진은 지적·감각통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말에 오른 뒤 집에서 가까운 승마장을 오가며 자신이 가진 장애를 넘어서고자 노력했다. 평일에는 재활훈련을, 휴일이면 대전까지 가서 훈련을 하는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왕복 6시간 되는 승마장을 불평 없이 다니며 꿈이 있고 좋아하는 일이 있어 행복했다.

 

지난해 ㈔한국재활승마협회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헤티-아시아 포럼(HETI-ASIA FORUM)’에서 장애물비월 시범경기를 한 조유진을 본 외국 선수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 장애인 승마선수 1호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에 대한 한국재활승마협회의 관심도 크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조유진은 이번 전국소년체전과 같은 전국 규모 승마대회에서 비장애 선수들과 동등한 경쟁을 하며 장애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을 펼쳤다. 그의 도전은 혼자가 아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과 함께 하기에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이번 소년체전에서 승마는 남녀,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경기가 펼쳐졌다. 잘 훈련된 말도 없고, 여러 대회에 출전한 경험도, 훈련도 부족한 상태서 비장애인 선수와 경쟁을 해야 했다.

 

28일 경기에서 조유진은 입상은 아니더라도 무감점·인타임을 노렸지만, 말이 컨디션이 안좋았는지 장애물 앞에서 머뭇거리는 바람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장애를 뛰어 넘기 위해 장애를 숨기지 않은 그에게 있어 이번 대회는 또 하나의 도전이기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장애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갈 길을 모색하며 혼자가 아닌, 소통과 나눔 그리고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열정이 가득한 조유진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경남 지도교사는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유진이는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승마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더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유진이기에 다음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