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현실화’… 캐스팅보터로 개혁보수의 길 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6월 임시국회는 당의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시험대인 동시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원내 4당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나아가 당의 존폐를 가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 ‘아슬아슬’ 원내교섭단체, 새 지도부 선출 관건
바른정당은 대선 직후인 지난 15~16일 강원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열린 원내·외 당원협의회 연찬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들만 바라보며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개혁보수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현재 20명의 현역 의원 모두 더 이상의 추가 탈당 없이 하나로 뭉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한 명의 의원이라도 추가 탈당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잃게 되기 때문에 남아있는 의원들의 화합이 절실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대선 이전 한꺼번에 13명의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 사태를 겪었지만 오히려 젊은 보수층의 지지를 얻으며 당을 결집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이에 다음 달 26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3선 급 젊은 의원들을 당 전면에 내세워 핵심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신선하고 개혁적인 보수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백의종군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의 재등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당내 최고 주주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여론이 다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유 의원이 당을 하나로 묶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 원내 4당, 캐스팅보터 역할 주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0석)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07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의석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바른정당이 국회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는 국회선진화법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180석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해야 한다. 원내 3당인 국민의당(40석)이 민주당이나 한국당과 협력하더라도 180석이 되지 않는다. 결국 바른정당이 현안마다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나 정책 연대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도 지난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이 일을 하려고 해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모아줘야 쟁점법안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지금은 말만이 아닌 실질적인 협치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저히 적은 의석수로 인해 상임위 곳곳에 구멍이 발생한 점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세 곳에서 한 곳으로 줄었으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는 소속 의원이 한 석도 없는 상황이라 해당 상임위에서는 당의 입장이 전혀 반영될 수 없는 상황이다.
■ 경·인 의원, 당내 입지는
당내 경기·인천 의원으로 정병국(여주·양평)·김영우(포천·가평)·유의동(평택을)·홍철호(김포을)·이학재 의원(인천 서갑) 등 5명이 있다. 이들은 대선에서 전제적인 판세의 열세 속에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당내 주요 자원으로서의 역할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초대 당대표를 지낸 정 의원은 5선 중진 의원으로서 당의 중심을 잡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임시국회에서 자신의 역량과 존재감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당권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유·홍·이 의원 역시 당내 젊은 자원으로서 당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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