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서 5살 원생 다리골절” 아동학대 놓고 진실공방

학부모 “외부 힘 가해져, 의사 소견” 어린이집 “우리도 억울하다” 맞서
수원서부署, CCTV 등 수사나서

수원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을 학대했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수원시 권선구 A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인 B양(5)을 때렸다는 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 받아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 29일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해당 원생의 학부모 요구에 따라 어린이집 측이 직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학부모 L씨는 지난 26일 오후 5시32분께 A 어린이집으로부터 ‘B양의 왼쪽 다리가 부러진 것 같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L씨는 곧장 자녀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으로 달려가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딸 아이의 상태를 보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어린이집 측에 CCTV 영상 확인을 요청했다. CCTV 영상을 본 L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CCTV 영상에는 B양과 보육교사가 어린이집 내 마련된 교실로 들어간 뒤, 5분도 채 되지 않아 B양을 안고 다급히 나오는 장면이 촬영됐기 때문이다.

 

L씨는 “당시 어린이집으로부터 ‘딸 아이가 현장학습을 다녀오고 잠결에 계단에서 굴렀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하지만 남편 말에 따라 굴러서 골절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상태가 이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편이)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의사에게 소견을 받아보니 계단에서 구른 것이 아닌 외부 힘이 가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어린이집 측이 계속해서 말을 바꿔 답답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어린이집 측은 ‘억울하다’며 맞서고 있다. A 어린이집 관계자는 “CCTV 상으로 교사와 B양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 (우리도)답답하다”면서 “아이가 아프던 날 서울로 현장학습을 다녀온 이후 B양이 잘 걷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이 같은 일은 처음으로, 이른 시일 내 정확한 사실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와 어린이집 원장,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관련 기관 종사자들과 CCTV를 확인하는 등 아동 학대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