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교육환경 무시… 일방적 진행”
종교 관계자 “학생대상 포교활동 안해”
이천의 한 초등학교 정문 바로 앞에 수백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종교시설이 들어서면서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이천교육지원청과 A 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이천시 부발읍 A 초교 학부모 20여 명은 지난 2일 오전 10시께 이천교육지원청 앞에서 ‘학교 앞 B 종교시설의 공사중지와 이천교육지원청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학부모들은 해당 시설이 들어서면 ‘아이들의 정서적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L씨는 “학교 정문과 1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사회 통념상 좋지 않은 이미지의 종교시설이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아이들의 정서적 교육환경은 무시하고, 학교와 학부모의 의견 한번 물어보지 않은 교육당국과 시는 어떠한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부터 A 초교 정문 앞에서 시작된 B 종교시설 공사는 총 4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현행법상 학교 절대정화구역(학교 정문으로부터 직선거리로 50m)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천교육지원청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공무원은 종교에 중립을 지켜야 하며, 자체적으로 공사중지 등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이해 당사자들이 입장을 좁히지 못해, 필요할 시 통학로에 CCTV와 가로등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 종교 관계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오·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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