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대선 이후 자유한국당이 나아갈 길

▲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나 자신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지난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를 득표해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후보는 41.1%를 득표했다. 1위와 2위의 표차는 557만 표로 역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다자구도로 치러진 대선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다.

다음 달 3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결과물은 매우 우려스럽다. 텃밭이라고 여겼던 영남권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특히,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는 당시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연령적으로도 20~40대에서는 절망적인 수준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유한국당은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며 다시 정권을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자유한국당의 정치영토를 수도권과 청년층으로 확장시키지 않고는 내년도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 승리에서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지금이라도 보수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것을 넘어 당의 혁신, 국민과의 소통,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당의 외연을 확장시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통합과 전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계의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인 차범근 선수는 매우 독보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범근 선수 혼자만으로는 대한민국 축구를 국제대회에서 높은 순위에 올리지는 못했다. 반면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2002년 월드컵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4강 신화라는 큰 성과를 남겼다. 자유한국당에도 화려한 개인플레이어가 아닌 탄탄하고 역동적인 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갈등을 해결하고 구성원 모두가 함께 당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미래를 열 수 있다.

 

둘째,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이 다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활발한 인재영입이 필요하다. 일본 자민당의 장기집권이 가능했던 이유는 여러 계파와 정치색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하며 훌륭한 인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영입 노력을 지속한 것에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되는 새로운 당 지도부는 자유한국당에 필요한 훌륭한 인재를 지역, 연령,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영입해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셋째, 철저한 자기반성과 도덕성 재무장이 필요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매우 커져 있다. 국민은 자유한국당이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정책을 내 놓아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유한국당은 표를 얻을 수 없다. 그동안의 문제점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강한 도덕적 기준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개혁과 변화를 주도해 나갈 때만이 자유한국당의 미래가 있다.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번 7.3 전당대회가 매우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전당대회에 나서는 후보들은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회복시켜야 한다.

젊고 강한 야당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함은 물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범국민정치운동을 통해 국민에게 강한 자유한국당의 존재를 각인시켜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가치와 깃발이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분들이 자유한국당의 미래비전과 당의 화합을 위한 메시지를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국회의원(평택갑)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