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심 유발후 돈받으면 잠적 누리꾼 5만원 이하 소액 피해
경찰 “명백한 사기, 주의해야”
12일 디시인사이드와 보배드림 등 누리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 게시판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자신의 비관적인 상황을 호소하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대부분 주식 실패나 사업의 어려움 등 자신만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면서 다른 회원들의 동정을 구하는 글들이다.
이 가운데 일부 글에는 ‘적은 금액이라도 좋으니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 달라’ 또는 ‘잘 곳이 없는데 찜질방비 2만 원만 입금해달라’며 글 작성자의 계좌번호까지 명시돼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1만~5만 원 등 소액을 입금한 뒤 ‘힘내라’는 댓글을 달고 글 작성자를 위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수법으로 돈을 빌리거나 받은 뒤, 해당 사이트를 탈퇴하거나 연락처를 바꾸는 등의 수법으로 잠적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위는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금전적 여유가 있는 회원이 많은 자동차, 주식 관련 사이트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이트를 이용하는 S씨(43)는 지난달 ‘사업이 망해 남은 재고물품을 무료로 나눔한다’는 사연을 읽고 해당 물품을 자기가 사겠다고 연락해 6만 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글 작성자는 차일피일 재고물품 발송을 미루다가 급기야는 S씨의 연락을 차단하기까지 이르렀다. 좋은 마음에 입금을 했던 S씨는 황당했지만,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라 적선한 셈 치기로 했다. S씨는 “힘들었던 젊은 시절이 생각나 글 작성자를 돕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허탈하다”며 “앞으로는 쉽게 사람을 도울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구걸을 한 뒤 잠적을 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 행위”라며 “안타까운 사연이 있더라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섣불리 돈을 빌려주지 말아야 하고, 사기를 당했다고 판단되면 경찰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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