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온 나라가 일자리 만들기로 들썩이고 있다.
이 추세라면 머지않아 대한민국이 일자리 천국이 될 기세이다. 새 정부가 청년들이 울부짖는 헬조선(살기 힘들고 희망이 없는 나라)의 주범인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자체만으로 위안이 되는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실업 방치가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다”라며 범 국가적 차원의 일자리 정책을 호소하고, 오늘(14일)은 전국 시·도지사를 초청해 일자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갖는다 하니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다.
인천시도 이미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일자리경제국’까지 신설해 일자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최저시급 1만원시대까지 예고된 상황이니 청춘들이 살만한 나라가 돼가는 모양새이다.
모두가 잘 될 것만 같은 순간,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단어가 떠오른 것은 왜 일까. 기억 한 켠에서는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당시의 좋지 않은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정부가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를 위해 시행한 이 법은 ‘비정규직 근로자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2년 이상 고용 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골자다.
당시 노동계와 경제계에서는 이 법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그때 비정규직 근로자 상당수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10년이 지난 현재 인력용역회사 소속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추락했다. 공공기관 곳곳에서도 적지 않은 1~2년짜리 계약직 근로자들이 재 취업 걱정으로 한숨 속에 보내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더 추운 곳으로 밀어낸 셈이다. 새 정부 취임 이후 일부 지자체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일 자리 숫자에 연연한 실적용 일자리 만들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저시급 1만원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영세상인이 속출하고, 기업들까지 인건비 부담으로 근로자 수를 줄여 있던 일자리까지 사라진다는 ‘최저시급 1만원의 저주설’이 나돌고 있다. 물론 새 정부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같은 예상도 못한 채 일자리 정책을 준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는다. 새 정부는 부디 근로자가 행복한 일 자리를 내놓기를 기대한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으면 근로자는 행복하다. 가족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 호사가들의 각종 입담과 호사다마가 한낱 기우이기를….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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