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과천시의회 행감을 지켜보며

과천시의회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8일간 집행부에 대해 행정사무감사(행감)를 펼치고 있다. 7대 시의회 마지막 행감인데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공무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부지 분양에 대한 시의 대안,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통신사 송신기 전자파 피해에 대한 대책 등과 관련된 송곳 같은 질문들은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행감 중반을 지나면서 부실 감사로 치닫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민원과와 지난 19일 세무과 등에 대한 행감은 단 한 차례의 질문도 없이 3분 만에 끝났다. 같은 날 진행된 정보통신과에 대한 행감은 시의원 2명만 질문하고 20여 분만에 끝났다.

 

열린민원과의 경우, 시민들의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도 단 한 명의 시의원도 질의하지 않았다, 세무과는 올해 재정 확보를 위한 세제 개편과 레저세 대응방안 굵직한 업무가 산재해 있다. 정보통신과도 지역정보화 기본계획 수립,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위한 인프라 확대 등 민감한 사안들이 있었는데도 시의원 2명 질의에 그쳤다.

 

이 같은 부실한 의정 활동은 공무원으로 치면 직무유기이고, 기업체 직원이면 권고사직 감이다. 공무원이 직무를 유기하면 형사처벌을 받고, 기업체 직원이 권고사직을 받으면 회사를 그만두던지 징계를 받는다.

 

현재 시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 아니다. 시민으로부터 매월 급여를 받는 직업 정치인이다. 급여를 받은 만큼 일을 해야 한다. 다른 지자체의 행감은 보통 밤 10시께 끝난다, 특히 일부 시의원은 식사시간이 아깝다며 도시락을 먹으면서 행감을 진행한다. 그러나 과천시의회는 공무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를 전후로 마무리한다.

 

3년 전 지방선거 때 시민을 대신해 시정을 감시ㆍ감독하겠다며 표를 호소하던 시의원들의 모습과 행감에서 질문 하나 못하는 시의원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시민들은 시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기에만 영합하는 정치인보다는 과천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큰 그릇의 시민 대표를 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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