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수원남부서 세류파출소는 지난달 19일 에어컨 필터를 훔친 혐의(절도)로 A씨(92)를 붙잡았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A씨가 왼쪽 눈이 실명되고 손가락 일부가 절단된 장애를 안고 있는 데다, 평소 아내와 함께 파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훈방 조치하기로 했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A씨가 바깥에 놓여진 에어컨 필터를 버려진 것으로 착각하고 가져간 점 등에 비춰 범행 의지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A씨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세류파출소 직원들은 순찰근무 중 이들의 집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한편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부식 등을 지원했다.
또 세류2동 주민센터 복지팀에는 A씨 부부에 대한 적극적인 생활 지원책을 건의해 생활지원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 지정과 함께 국가양곡(쌀) 10㎏을 1~2천 원에 구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매달 지급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세류파출소 생활안전협의회와 자유총연맹 등에서도 선풍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을 지원하기로 하고 적십자 성금을 통해 생필품을 전달할 뜻을 밝혔다.
세류파출소 소속 성윤희 순경은 “A씨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고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가족 같은 마음으로 틈틈히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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