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병원 조진혁·이수진 부부 “서해 최북단 백령도서 환자 살피며 특별한 신혼생활”

남편은 백령병원 공중보건의 아내는 병원 내 유일한 약사
“주변서 반대 많았지만 만족”

▲ 백령병원 근무 신혼부부 의사,약사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신혼부부가 함께 병원에 근무한다고 하면 모두 깜짝 놀라요.”

 

화제의 신혼부부는 백령병원에서 근무 중인 조진혁(31) 공중보건의사와 병원에 유일한 약사인 이수진씨(29). 두 사람은 대학 캠퍼스 커플로 지난 2월 결혼식을 올렸다. 

조씨는 병역의무 대신 3년 동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구 근무를 택했다. 공중보건의사는 추첨으로 발령지가 결정되는데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그는 백령병원으로 발령이 났다.

 

두 사람은 대학졸업 후 각각 대구와 울산에서 거주하며 장거리 연애를 해와 결혼 후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신혼살림을 알아보고자 분주한 나날을 보내오다 조씨의 백령도 발령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들은 “부모님을 제외하고, 주변 지인들은 백령도 신혼생활에 모두 손 사례를 치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 누구보다 특별한 신혼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구동성으로 “백령도 신혼생활에 만족한다”고 웃음 지었다. 조씨는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보다 환자들이 다정하고, 말씀도 잘 따라주신다. 

하지만 환자분들이 병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셔서 약을 제때 안 드실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아내 이씨가 백령병원에 근무 전까진 6개월가량 약사를 구하지 못해 의사들이 조제업무를 해왔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이씨는 ‘복덩어리’로 통한다. 그는 “백령도 생활 전에는 남북 긴장이 극심한 곳이라고 생각돼 무서웠다. 하지만 3개월 남짓 백령도에서 생활해 보니 섬이 넓고 경치도 좋은데다 인심도 좋아 처음과 달리 지금은 백령도 신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만족해했다.

 

조씨는 “결혼식 후 아내에게 백령도에서 생활하자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아 망설였는데, 아내가 선뜻 함께 백령도에서 생활하겠다고 말해줘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지금은 자신보다 더 잘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씨는 “휴가받아 백령도에서 4시간가량 배를 타고 인천 연안부두에 나갈 때면 남편만 멀미약을 복용한다. 남편은 제 걱정이지만 전 제가 더 백령도 생활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백령병원 환자들이 약을 제때 잘 챙겨드실 수 있도록 약사로서 복약지지를 더욱 세심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백령도 환자들의 진료와 약을 잘 챙겨드실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더욱 세심하게 하겠다”며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백령병원 원장님과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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