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출국해 양궁 불모지에 새 희망과 용기를 심는다
“고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개발도상국 캄보디아 청소년들에게 양궁으로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겠습니다.”
장애인 양궁 선수와 지도자로 활약했던 안태성(55) 전 국가대표 감독이 오는 7월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장애인체육 자문관으로 ‘양궁 불모지’인 캄보디아에 파견된다.
해외로 진출하는 대한민국 1호 장애인체육 지도자가 된 안 감독은 캄보디아에서 동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오는 2023년까지 6년간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양궁의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일단 파견은 1년간 이지만 안 감독은 6년간 봉사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장애인체육과 장애인체육을 모두 경험한 안 감독은 자신의 굴곡진 삶에 희망의 끈이 됐던 양궁으로 많은 이들에과 꿈과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이번 파견을 결심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안 감독은 입문 2년 만인 1977년 50m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고교 1학년 때 다리를 다쳐 장애 판정을 받았다. 장애를 안고서도 올림픽을 목표로 운동을 지속했던 그는 꿈에 그리던 1988년 서울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실의에 빠졌다가 한민규 현 한국체대 교수를 만나 그의 권유로 장애인 양궁을 시작했다.
서울 패럴림픽 2관왕, 1996년 애틀랜타 패럴림픽,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패럴림픽 무대에서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동메달을 획득한 안 감독은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는 대표팀 감독을 맡아 단체전 우승을 이끌며 지도자로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2015년 협회와의 갈등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물러났고, 지난 4월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 공모에서 탈락하며 시련을 맞았으나, 그의 열정을 높이 산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권유로 해외진출을 이루게 됐다.
지난 4월 9일동안 캄보디아 현지를 답사한 그는 “캄보디아에는 양궁에 대한 기반이 전혀 없다. 선수 발굴부터 시설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12명과 비장애인 12명을 선발해 지도할 계획이다. 또한 2023년 동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중ㆍ고ㆍ대학을 돌아다니며 신체조건이 우수한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감독은 “대한민국 1호 장애인 지도자로 나가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파견 기간이 끝나더라도 꾸준히 캄보디아를 오가며 양궁을 전파할 생각이다.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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