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양 부족해 울상… “학생들을 볼모 삼나” 불만
학생들은 빵과 떡 등 밥이 아닌 음식들로 점심식사를 대신 해야만 했다. 초코소라빵, 떡, 약과, 자두, 사과주스 1개씩을 받은 학생들은 생소한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양이 부족했는지 떡을 더 달라는 아우성도 이어졌다. K군(9)은 “빵보다 밥이 좋은데 내일도 밥을 못 먹는다니 속상하다”며 “빵이나 떡으로 배가 부르지 않아 더 먹고 싶다”고 울상을 지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의정부 B 고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900여 명의 학생들은 빵과 오렌지주스, 떠먹는 요구르트 등 간단한 음식들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B 고등학교는 영양사를 제외한 8명의 급식실 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생 L군(18)은 “밥을 먹다가 빵으로 때우려니 아무래도 좀 허전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파업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29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경기도내 상당수 학교들이 급식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식대란’을 피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급식 직종에 종사하는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소속 조합원 3천714명이 파업에 참가, 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 2천209곳 중 24.5%에 해당하는 542곳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파업 둘째 날인 30일에는 급식이 중단되는 학교가 675곳에 달할 것으로 보여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학부모 J씨(42ㆍ여)는 “직원분들도 힘들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파업하면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면서 “직장을 다니는 부모 처지에서 걱정이 크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29~30일 이틀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주최 측 추산 7천여 명(경찰 추산 4천 명)이 모여 비정규직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거리행진도 벌였다.
조철오ㆍ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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