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이 있다. 앞서 강경화 후보자는 위장전입 논란이 있었다. 이상적인 것은 이런 전력이나 의혹이 없는 후보자가 지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후보자는 거의 없었다. 크든 작든 다양한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결국, 국민은 그 비위나 의혹의 크기를 보고 ‘보아 넘겨도 될 흠결’과 ‘보아 넘길 수 없는 흠결’로 나누는 현실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예에서도 그랬다. 같은 의혹이라도 처리된 결과가 달랐다. 음주운전 전력을 가진 후보자가 경찰청장에 오르기도 했다. 음주사망뺑소니 전력을 가진 후보자가 기상청장에 오르기도 했다. 논문표절이나 위장전입의 논란에도 장관직에 오른 후보자들도 수두룩하다. 강경화 장관도 장관이 됐다. 따라서 송영무 국방장관은 음주운전 경험이 있으니 안 되고, 김상곤 후보자는 논문표절 논란이 있으니 안 된다고 성급히 결론 내면 안 된다.
중요한 건 과거의 흠결을 대하는 후보자의 자세다. 더 쉽게 표현하면 흠결에 대하는 ‘정직’과 ‘거짓’의 문제다. 송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이 아니다. ‘음주운전 은폐 전력’이다. 혈중 알코올농도 0.11%라면 만취상태다. 면허 취소와 형사 처벌을 받아야 했다. 진급 심사에서 결정적 감점을 받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아무 처벌이 없었다. 곧바로 대령으로 진급까지 했다. 최근까지 이를 감췄다. 청와대 내부조사에도 모든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김상곤 후보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녀의 8학군 학력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스스로 말하지 않았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도 교육감을 두 번 했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이 후보들에 대한 공통질문을 했었다. 거기에 ‘자녀의 학력 사항’란이 있었다.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 유독 김 후보자의 자녀만 ‘공란’으로 남겼다. 당시 기사가 지금도 인터넷에서 검색된다. 5년간 그를 수장으로 모셨던 도내 교육계 실망이 크다.
미국 사회에서 연방대법원장은 도덕성의 상징이다. 그런 자리에 가장 오래 있었고, 가장 존경받던 이가 렌퀴스트 대법원장이다. 청문회 때 교통범칙금 부과 전력이 문제 됐다. 청문위는 범칙금을 부과한 경찰관을 수소문해 소환했다. 적발 당시 렌퀴스트의 태도까지 캐물었다. ‘어떤 고압적 자세도 없었고 일반 시민의 자세를 견지했다’는 증언을 들었고 그제야 통과시켰다. 거짓말과 은폐가 권리처럼 여겨지는 우리 장관 청문회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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