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인터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혁신교육·경기꿈의대학 활성화… 공교육 정상화 힘쓸 것”

이용성 사회부장 ylees@kyeonggi.com
기자페이지
급식 종사자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 못하면 갈등은 불가피
소수에 특권 주고 입시교육 조장하는 외고·자사고 없어져야
교장·교감·장학관·교원 시스템 개선… 새 역할 정립 필요

-9시 등교, 야간자율학습 폐지, 경기꿈의대학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과거 3년의 평가를 한다면. 그리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앞으로의 로드맵이 있다면.

지난 3년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학생중심의 학교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어떤 보탬이 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려고 노력했다.

 

향후 교육발전을 위한 로드맵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경기교육이 그동안 추진한 정책을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있다. 첫 번째로 혁신교육과 혁신학교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 내 학교 중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가 전체 9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 임기 때는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일선 학교의 시설 환경이 일정한 수준으로 균일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신도시 내 학교는 겉모양부터 내부까지 멋진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골에 가면 수십 년이 넘은 시설이 즐비하다. 또 경기지역에서 체육관이 없는 학교가 800여 곳으로, 학교 간 시설격차를 없애야 한다. 더 나아가 장애인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시설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을 학교인 ‘꿈의학교’와 ‘경기꿈의대학’를 장기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현재 꿈의학교의 경우 31개 시군에 적어도 2천 개 정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또 경기꿈의대학을 무크(MOOK·온라인 기반 공개강좌)로 확대시켜 전국에 있는 고등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 폐지와 관련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부, 관련 기관 내 분위기가 각기 다른데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자사고와 특목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저는 그분들의 의견과 생각이 다르다. 왜냐하면 경기도 내 고등학교 가운데 자사고와 외고는 총 10개로 전체 2%도 차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사고와 외고에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경기도 학생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인재로 촉망받는 아이들이 경기도로 몰리고 있고, 때문에 경기지역 아이들이 더욱 살아남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 외고나 자사고는 서울대 보내기,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100%다.

 

세 번째 문제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외고,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준비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저는)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동등하고 공정한 교육을 베풀 국가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국가가 이런 제도를 만든 것도 잘못하는 일이고 유지하는 것은 더욱 잘못하는 부분이라고 여긴다. 이번에 외고 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다. 만약 반발이 있다고 하면 내년도 교육감 선거에 이 주제로 붙자는 것이다. 내년 선거에 이 의제를 다루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 취임 3년을 맞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집무실에서 그동안 경기교육을 이끈 소회를 비롯해 국정교과서 폐지 등 교육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승현기자
▲ 취임 3년을 맞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집무실에서 그동안 경기교육을 이끈 소회를 비롯해 국정교과서 폐지 등 교육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승현기자

-1학기 일정이 얼마 남지 않은 경기꿈의대학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는지. 내실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1학기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 중 60점을 줄 수 있다. 아주 부족했던 부분은 실무과정이었다. 학생들에게 경기꿈의대학 홈페이지를 완전히 개방하자는 기존 구상 안과 달리 홈페이지에 등록해야만 강의를 찾아볼 수 있다는 부분이 미흡했다.

 

2학기를 맞는 경기꿈의대학은 1학기와 달리 학생들에게 강의 등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개방할 계획이다. 이전에 경기지역 내 한 대학교 관계자를 만나 경기꿈의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해당 대학교에서만 꿈의대학 강좌를 진행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기꿈의대학은 해당 학교 강사팀이 지역과 상관없이 어디서든 강의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등 2학기에는 이를 활용한 거점형 경기꿈의대학을 많이 보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학교와 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더 좋은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학기마다 수강률을 조금씩 올려 내년에 전체 고등학생의 15~20%가량이 수강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

-임기와 상관없이 꼭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무엇이고, 앞으로 경기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반드시 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제도적으로 교육 자치에 걸림돌이 되는 여러 가지 것들을 정비해야 되는 일이다. 그 중 제일 중요한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다. 앞으로는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힘들고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학교 안에 크고 작은 갈등과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국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했으면 되는 일을 왜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정규직을 미리 뽑아 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게 했으면 급식 종사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가 신분을 보장받아 일을 제대로 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미래 교육을 고려한 학교 모양에 대한 부분이다. ‘학교 교실은 왜 네모 모양이며, 부채꼴 또는 복층으로 만들 수 있지 않나’ 등의 물음을 이제는 다같이 고민해볼 때인 것 같다. 이와 함께 미래 교육은 과목도 없어져야 하며, 융합교육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쉽게 말해 어떤 주제를 정한 뒤 깊이 있게 연구를 하자는 것이다. 이제껏 우리가 배워온 교육의 과감한 탈피가 아닌 혁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교원 시스템을 비롯해 교장과 교감, 장학관, 장학사 등의 역할이 바뀌어야 된다.

-416 교육체제 선포식 이후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이와 관련해 내세울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아주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전국 시도교육감이 함께 416 교육체제를 통해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가겠다는 결의도 했다.

 

실제로 지난 2월6일 대통령 선거 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과제와 교육 의제 19개를 발표했다. 모두 416 교육체제에서 나온 것들이다.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교육공약 모두 416 교육체제에서 출발한 내용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416 교육체제가 국가 교육체제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첫 번째로 자신의 가능성을 늘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미래라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가능성이 보장된 세계이기 때문에 자신의 가능성을 항상 찾아보길 바란다. 또 찾아낸 가능성을 본인이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 또한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아픔 속에서 연결되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아픔을 승화시켜 한단계 성장을 이뤘으면 한다. 이때 자신이 아닌 곁에 있는 사람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 뼘 더 성숙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라. 자신이 다른 사람과 무엇이 다른지를 찾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을 만들어가는 게 훨씬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담=이용성사회부장 / 정리=정민훈기자

영상=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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