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센터 이름만 바꾼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마약·도박 등 4대중독 치료 도내 7곳서 운영
대부분 알코올만 관리 다른 분야는 손놔
통합관리 정책만 세워놓고 예산 확보안해
道 “곧 관계기관 소집해 해결방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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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대 중독(알코올·마약·도박·인터넷게임)의 늪에 빠진 이들을 구제하고자 운영하고 있는 도내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상당수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일선 현장에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각 시·군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수원, 성남, 안산, 화성, 안양, 의정부, 파주 등 7곳에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센터는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게임 등에 빠진 이들에게 상담 및 사례 등을 통합 관리하고 이들에 대한 재활 지원과 4대 중독에 대한 다양한 홍보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센터 대부분이 사실상 알코올 중독만 관리하며 마약·도박·인터넷 중독 등에 대해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는 중독 전문가가 1명이 배치된데다 알코올 전문가인 탓에 다른 중독에 대한 상담 등의 역할은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곳은 지난 2014년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로 명칭이 바뀌었는데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과거 명칭인 ‘의정부시 알콜상담센터’란 명칭을 여전히 쓰고 있어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성남의 경우 포털사이트 검색 상 홍보 문구에 ‘알코올 상담센터’, ‘알코올 중독 예방’ 등으로 홍보, 의정부와 마찬가지로 다른 기능에 대해선 손을 놓고 있다.

 

또한 안양 센터 역시 실질적으로 알코올 중독과 관련한 상담 및 프로그램만이 이뤄지고 있어 나머지 중독과 관련해서는 단기적 상담만 가능할 뿐 관련 프로그램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배경에는 지난 2014년 보건복지부가 전국에 설치된 ‘알콜상담센터’를 놓고 다른 3개 중독도 함께 통합 관리하도록 하는 정책만 세웠을 뿐, 이에 따른 인력 충원, 예산 확대 등이 함께 이뤄지지 않아서다. 사실상 기존 기관에 간판만 바꾼 것이다. 

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다른 3대 중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탓에 이를 상담받으러 오면 되돌려 보낸 경우가 많다”며 “특히 마약 중독자라고 오는 사람들은 우리도 무서워 이들이 차라리 안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운영하는 경기도와 각 시·군은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내부 정책 보고서에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놓고 ‘알코올 전문기관’이라는 식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 주지 않아 제도적 허점이 생긴 것 같다”며 “조만간 관계기관을 소집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안양ㆍ의정부=양휘모ㆍ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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