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천정부지’… 수요자 외면 ‘미분양 역풍’ 우려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수원 호매실 ‘G건설 에듀포레’ 등
최근 도내 분양 아파트 ‘몸값 올리기’… 주변 시세보다 1억↑

경기도내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뛰고 있다.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3.3㎡당 수백만 원 높게 책정되거나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가까이 비싼 아파트가 나온다. 

연초만 해도 분양가 인상 움직임이 꺾이는 듯했지만 최근 건설사들이 ‘몸값’을 다시 올리는 모양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요 억제책 중심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향후 주택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인식이 퍼져 새 아파트로 수요가 꾸준히 몰려서다.

 

여기에다 미분양 아파트도 감소세를 보이며 주택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1만1천958가구로 전달보다 10.2% 줄었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5월 1천970가구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건설사들은 이런 영향에 분양시장 열기가 꾸준히 이어지자 분양가를 슬그머니 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 고양 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분양가는 3.3㎡당 평균 1천370만 원 선으로 지난해 7월 나온 ‘향동 호반베르디움’(1천300만 원)보다 70만원가량 높게 책정됐다.

오는 5일 청약 예정인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 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평균 2천300만 원 선으로 입지가 비슷한 성남 분당구 판교동의 아파트값과 비교해 최대 1억 원 이상 높다. 6일부터 청약을 받는 수원 호매실 ‘G건설 에듀포레’ 역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1천100만 원 선으로 지난해 공급됐던 주변 아파트 분양가(평균 900만 원대)보다 200만 원 가까이 비싸다.

 

건설사들은 분양가 인상 이유로 주변 시세 상승, 입지 및 상품성 개선을 꼽는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의 한 분양 담당자는 “대개 앞서 분양한 단지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붙는 등 주변 집값이 오르거나 상품 설계에 공을 들여 고급 자재를 사용하면 가격을 올린다”고 말했다.

 

가파른 분양가 인상에 따라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변 단지의 시세를 끌어올리는 등 집값 불안을 가져오고, 수요자의 외면을 받을 경우 미분양이 늘어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하반기에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있는 상황이어서 지나친 분양가 인상은 시장 분위기를 경색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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