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단독·단체접견을 잇따라 갖고 “IOC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위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흐 위원장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단독접견을 갖고 “북한의 참여는 IOC 결정에 달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만약 북한이 참여한다면 올림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뿐 아니라 우리 지역, 세계평화, 인류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단체접견에서 “바흐 위원장이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을 IOC 차원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바흐 위원장도 “이번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북한 시범단이 참석한 것처럼 이로 인해 대화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바흐 위원장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평창을 방문해준다면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요청한 데 대해 “붐업을 위해 애쓸 생각”이라며 “IOC가 이 부분에 함께 노력해 달라. 북한의 참가는 그 자체로 대회의 붐업과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에 “한국 내 홍보뿐 아니라 국제적 홍보가 굉장히 중요한데 중국과 일본이 차기 대회 개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일본과 협조하면 이 부분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나도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북한의 참가를 위해 중국 측의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평창의 성공은 IOC와 동반자 관계”라며 “성공을 위해서는 북한 참가가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공유했으니 함께 노력해가자. 우리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에 “독일인으로서 분단국가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개인 입장에서도 지원하고 확실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우리나라에 IOC위원 자리가 두 자리 배정된 가운데 한국의 국제스포츠 기여 정도를 감안해 세 자리로 늘리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IOC위원 자리를 늘리는 데에 한국의 기여도를 감안하겠지만, 현재로서는 IOC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또 문 대통령에게 IOC 창립자가 직접 디자인한 메달을 선물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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