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지닌 대학생의 승차를 거부한 버스회사에 법원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민사1단독 정도성 판사는 A씨(25)가 평택 등지에서 버스노선을 운영하는 버스회사 3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평택역 앞에서 이들 버스회사 소속 버스를 타려다 버스에 설치된 휠체어 승강장비 고장을 이유로 승차를 거부당했다.
A씨는 이후로도 같은 이유 또는 버스기사의 휠체어 승강장비 사용법 무지 등의 사유로 버스를 타지 못했다. 이러한 승차 거부는 같은 해 11월 1일까지 모두 9차례 이뤄졌다.
A씨는 이에 승차 거부에 따른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버스회사들에 각 100만 원의 위자료 지급과 소속 기사들에 대한 승차거부 금지, 휠체어 승강장비 사용법 교육 등을 명령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 회사들은 교통약자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위반했다”며 “이로 인해 원고가 이동권을 침해당하고 장애를 이유로 승차 거부당했다는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평택시장에게 버스회사들에 대한 이동편의시설 설치와 관리 등에 대한 교육 시행을 요구하는 A씨의 청구는 기각했다.
정 판사는 “이 사건 버스기사들의 승차 거부는 교통사업자인 피고 회사들이 휠체어 승강장비를 설치·운영함에 있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차별행위로 교통행정기관인 평택시장이 승차 거부를 방치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평택=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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