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지역의 집값이 들썩 거린다. 고양시 삼송지구 아파트는 전용면적 3.3㎡당 2천만원에 육박한다. 인접한 삼송 2차 아이파크도 분양가보다 2억원이 뛰었다. 일산 신도시 집값은 최근 10여일새 0.19% 올랐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언론에서는 이 현상을 ‘김현미 효과’라고 쓰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가 일산이다. 김 장관의 총선 공약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이다.
괜한 기대는 아닌듯싶다. 취임 후 던진 첫 번째 수도권 화두가 ‘수도권 전철 급행화’다. 경기도를 관통하는 경부선에 급행열차를 지금보다 두 배 늘리겠다고 했다. 수원, 용인, 성남 등을 통과하는 분당선의 전구간 급행화도 약속했다. 과천선과 일산선의 급행열차 도입도 발표했다. 여기에 동탄, 송도, 의정부를 잇는 고속광역급행철도망(GTX) 추진도 확인했다. 따지고 보면 ‘김현미 효과’는 지금 경기 인천 전체에 퍼져 있다.
정부 각료를 평가하며 출신 지역을 기준 삼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만은 늘 그런 기준을 말해왔다. 더 쉽게 표현하면 경기도 출신 국토부 장관이 없음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이 있다고 여겨왔다. 국토교통부의 업무가 실제로 그랬다. 교통, 개발 등에 있어 수도권 역차별의 역사가 늘상 있어왔다. 이런 가운데 고양을 지역구로 하는 김 장관이 취임했다. 그 기대가 ‘김현미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바란다면, ‘김현미 효과’가 수도권의 다른 현안으로도 확산돼 나갔으면 한다. 기업 활동을 위한 공장입지 제한도 풀어야 한다. 논란이 되는 공장 난립도 따지고 보면 과도한 공장 규제에서 빚어진 부작용이다. 공단 제공 등의 현실적 대안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경기 중ㆍ동부에서 서부로 이어지는 비행기 소음 문제도 있다. 7월부터 소음대책이 개선됐다고 하나 이는 직접 피해지역에 제한된 대책이다. 본질적 검토가 필요하다.
후보 청문회에서 ‘내년에 경기도지사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김 장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문우답(愚問愚答)이다. 할 필요 없는 질문이었고 하나마나한 답변이었다. 우리가 주목할 건 지금 일부 지역에서 일고 있는 ‘김현미 효과’다. 모처럼 등장한 경기 지역구 소속 국토부 장관에 많은 도민이 만족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전철 개혁’이란 출발이 좋다. 수도권 규제 개선까지 치고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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