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신분증으로 미국 은행서 대출…국내서 인출하려던 라이베리아인 검거

한국 경찰과 미국 FBI, 뉴욕경찰(NYPD) 등 한ㆍ미 양국 경찰이 합동작전을 벌여 한·미 은행을 속이고 수억 원을 빼돌리려 한 라이베리아 국적의 국제 범죄단을 검거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미국 국적의 IT업계 종사자 개인정보를 훔친 뒤 미국의 한 은행에서 위조한 신분증을 제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한국의 한 은행으로 송금한 혐의(사기)로 국제난민 신청자인 라이베리아 국적의 A씨(29)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17일 국내의 한 은행계좌로 미국 매사추세츠 소재 A 은행 계좌에서 보낸 미화 39만 달러가 송금했다. 한국 돈으로 약 4억5천만 원에 달하는 이 거액은 미국에 사는 IT업계 종사자 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A씨가 신분증을 위조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범행 직후 은행 측은 한국에 돈이 입금되는 과정을 수상하게 여겨 곧바로 계좌 지급을 정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A씨는 사흘 뒤인 지난 4월 20일 동두천 소재 해당 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계좌가 지급 정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치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1월 국제난민을 신청한 뒤 섬유공장에서 일하며 해외에서 국내로 돈이 송금되면 인출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4월 이메일 무역 사기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라이베리아 국적의 B씨(29)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서 “(B씨와) 한 조직의 지시를 받아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했다”며 “인출한 돈은 그 조직과 반씩 나누기로 했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경찰은 이번 사건을 위해 미국 FBI, 뉴욕경찰(NYPD 등과 긴밀하게 공조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찰은 해당 조직의 규모와 실체 등에 대해 추가 수사에 나서는 한편 공범이 있는지 등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금융기관과 금융 이용자 모두 철저한 보안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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