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 하락… 1기 신도시 강세

그동안 2기 신도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 다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외곽 지역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집값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들은 6·19 대책 이후 매주 0.1~0.15% 상승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경기·인천 지역 전체 상승폭이 매주 0.03~0.0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강한 상승세다.

 

1기 신도시 중에선 특히 분당신도시 상승세가 눈에 띈다. 지난달 분당 집값은 한 달 동안 0.81%나 올랐다. 분당신도시의 전월 대비 집값 상승폭은 5월까지만 해도 매달 0.01~0.1% 안팎에 불과했지만 6·19 대책 후 급상승세가 나타났다. 일산(0.58%) 평촌(0.43%) 산본(0.14%) 중동(0.13%) 등 다른 1기 신도시도 지난달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들 지역의 상승세는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수요가 상당분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분당·일산 등지의 조성 초기에 지어진 아파트 전세가율은 75~80%에 달한다. 최근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전세금과 매매가 차이가 벌어지자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받는 분당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렸다는 뜻이다.

 

분당 정자2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분당 아파트값이 2006∼2007년 고점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지난해도 별로 안 올랐기 때문에 최근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족이 많은데 팔겠다는 매물이 별로 없어서 가격이 더 강세”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했던 2기 신도시는 상승세가 꺾인 양상이다. 이들 지역은 6월 들어 집값 상승률이 약보합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화성 동탄신도시는 작년 말 3.3㎡당 매매가격이 911만 원이었으나 올해 900만 원대가 무너져 7월 현재 882만 원으로 내려왔다. 김포시도 작년 말 3.3㎡당 772만 원에서 현재 761만 원으로 떨어졌다.

 

2기 신도시 집값이 약세인 이유는 새 입주 아파트가 집중되며 물량 부담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일부 분양단지 중에선 프리미엄이 없거나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나오고 있다. 동탄2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만 해도 웃돈을 기대하고 청약한 투자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 새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초기에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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