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ㆍ폭우 뚫고 3일 연속 만원관중 입장
30도를 웃도는 폭염도, 겔릴라성 폭우도 수원에 몰아친 ‘배구 광풍(狂風)’을 막지 못했다.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수원시리즈가 열린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수원실내체육관은 연일 만원 사례를 이루며,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던 여자배구의 ‘아이돌급 인기’를 실감케 했다. 유례가 없었던 여자배구의 인기 폭발은 단연 경기도가 배출한 ‘월드스타’ 김연경(29ㆍ중국 상하이)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배구 21세기 최고 스타로 꼽히는 김연경의 경기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모여든 관중들은 지난 21일 카자흐스탄전에 평일 낮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시작(오후 4시) 두 시간 전부터 모여든 배구팬들이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이날 입장한 관중은 4천200명 수용의 체육관에 3천500여명이 입장했다. 이어 중복인 22일 한국과 콜럼비아전에는 수용 관중을 넘어서 5천여 명이 입장했고, 호우주의보가 발령돼 폭우가 쏟아진 23일 폴란드전에도 역시 5천여 관중이 경기장 통로와 계단까지 가득 메웠다.
10대부터 60~70대 어르신 팬들까지 관중들은 선수들의 공격에 ‘하나, 둘, 셋!’으로 일사분란하게 구호를 붙이는가 하면 축구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한민국’ 응원과 파도타기 응원도 펼쳐졌다. 뿐 만아니라 ‘월드스타’ 김연경의 일거수일투족에 팬들은 열광했고, 이에 ‘걸크러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연경도 공격을 성공시킬 때마다 포효의 세리머니로 팬서비스를 했다.
경기 중에는 물론, 경기 후에도 팬들은 김연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고, 일부 극성 팬들은 경기장까지 내려가 사진을 찍는 바람에 관계자들이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다며 관중들을 쫓아내느라(?) 진땀을 빼기도했다.
어머니와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장유진(13ㆍ수원시 당수동)양은 “TV에서만 보던 김연경 선수를 직접 보니까 너무 멋지고 실력이 대단한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고, 이른 아침 강원도 홍천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한윤희(27)씨는 “김연경 선수 외에도 평소 현대건설의 양효진 선수의 팬이다. 수원의 배구열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수원이야말로 ‘배구의 도시’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를 유치한 신현삼 수원시배구협회장은 “이번 그랑프리대회를 통해 보여준 뜨거운 배구팬들의 열기가 앞으로 국내 아마추어와 프로배구에도 이어져 한국 배구발전의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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