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논쟁’ 유리한 고지 선점 위해 여론전 나서
여야는 24일 정치권에서 가열되는 ‘증세 논쟁’과 관련, 저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네이밍(작명) 전쟁’을 통해 초반 여론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광범위한 국민의 조세 저항을 예방하기 위해 서민에게는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핀셋증세’를 내세운 반면 야권은 ‘세금폭탄, 부자증세’를 외치며 반격하는 등 프레임 대결이 시작된 양상이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성남 수정)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사랑과세’, ‘존경과세’ 등으로 표현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초우량 대기업이 세금을 조금 더 냄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면 그런 측면에서 대기업 법인세는 사랑과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초고소득자 소득세 증세에 대해 “부자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존경과세”라며 “우리 사회가 공정한 길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세금폭탄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수준 낮은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같은 당 박광온 의원(수원정)도 이날 페이스북에 “법인세와 소득세에 대한 공정과세를 ‘사회통합세’로 부르고 싶다”며 “양극화를 해소해야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사회통합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은 정부의 증세 추진에 대해 ‘세금 폭탄’, ‘징벌적 증세’라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공할 세금 폭탄 정책에 대해 관계 장관이 말 한마디 못하고 벙어리 행세를 하는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태흠 최고위원도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이 이윤을 많이 내는 것이 마치 잘못한 짓을 한 것으로 보고 벌을 주는 것처럼 징벌적 증세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은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핀셋증세라고 해서 제한적 증세로 재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게 얼마나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 것인지 솔직히 얘기해야 한다”면서 “핀셋증세라기보다는 ‘새 발의 피 증세’ 또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증세’”라고 직격했다.
송우일·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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