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마운드 부진으로 8경기서 7패 수모
전반기를 3위로 마친 SK는 후반기 강력한 타선과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선두권 도약을 꿈꿨으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홈런포를 앞세운 타선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선발과 불펜 투수진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는 후반기들어 26일까지 6연패를 기록하는 등 1승 7패, 방어율 9.2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선발진 붕괴다. 후반기 시작 후 8경기에서 선발 방어율이 9.54로 리그 9위까지 떨어졌으며, 선발 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단 두번 뿐이었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9일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챙긴 에이스 메릴 켈리는 이후 25일 KIA와의 경기에서는 5이닝 7실점, 6자책으로 부진했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도 18일 두산과의 후반 첫 경기(7.1이닝 3실점)와 23일 NC전(2.1이닝 8실점)에서 전혀 다른 투구를 기록했다.
토종 선발투수들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한 차례씩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두 외국인 투수들과 달리 윤희상(방어율 7.20), 박종훈(9.90), 문승원(36.00)은 나란히 패배를 기록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불펜에 ‘믿을맨’의 부재 또한 문제다. 후반기 불펜 방어율도 7.67로 9위에 그친 가운데, 마무리 박희수(2패ㆍ방어율 23.14)를 비롯한 불펜진의 난조가 극심하다. 박희수는 25ㆍ26일 광주 KIA전에서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으며, 박정배(방어율 3.60), 신재웅(4.91), 임준혁(6.75) 등도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던 서진용은 계속된 부진 끝에 지난 24일 시즌 2번째로 2군행을 지시받았다.
SK는 최고의 거포군단답게 후반기에도 팀 홈런 1위(16개), 득점 3위(44점)에 오르는 등 타선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투수진이 지키는 야구를 해주지 못한다면 부진 탈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반쪽짜리 팀’으로 전락한 SK가 전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무너진 투수진을 재정비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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