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달이상 전면 작업 중지돼
무리한 준공 날짜 맞추려 강행 지적
지난해 두 차례나 사고가 나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현대건설(주)의 ‘힐스테이트 태전’ 신축공사 현장(본보 2016년 11월11ㆍ14일자 1면)에서 또다시 추락사고가 발생해 30대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특히 사고 발생 현장은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가 특별감독을 벌여 수백여 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 한 달 이상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곳으로 이번 사고가 무리하게 준공 날짜(10월)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강행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3시40분께 광주시 태전동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태전’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타고 있던 리프트(공사용 승강기)가 7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37)가 숨지고 B씨(48)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중태다.
A씨 등은 이날 건물 옥상부터 리프트를 타고 한 층씩 차례로 내려오며 리프트를 지탱하는 쇠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 중이었다. 이들은 해체한 구조물을 1층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던 중 리프트가 솟구친 뒤 지지대를 이탈해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장 목격자와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기계결함 여부나 안전수칙 등을 준수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지난해 5개월 새 두 차례나 사고가 나 근로자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곳이다. 사고가 연달아 나자 당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특별감독을 벌여 무려 62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현장에는 약 한 달여 동안 전면작업중지 명령 조치가 내려졌다가 공사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3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리프트를 직접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리프트 자체에 결함이 있었던 건지, 근로자들의 기기 조작 미숙인지 조사해봐야 자세한 사고 경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발생 이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또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건설업에서 추락 사망재해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8월과 9월 두 달간 전국 1천여 곳을 대상으로 추락재해 예방 집중감독을 벌인다고 30일 밝혔다. 올들어 6월 말까지 전국의 건설업 사망재해자 220명 중 63%(138명)가 추락재해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건설업 사망재해자 499명 중 56%(281명)이 추락재해로 숨진 것보다 비율이 증가한 상태다.
한상훈ㆍ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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