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바리스타의 꿈을 키워요' 발달 장애인들의 자활을 위해 도 교육청이 운영 중인 의정부 예그리나 카페가 화제

▲ IMG_7536
▲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 있는 커피숍 ‘예그리나’의 심민주 사회복지사(오른쪽 두 번째) 등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의정부 금오동에는 지역민이 즐겨 찾는 아지트가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버금가는 깔끔한 시설은 물론, 전문 바리스타가 타는 남다른 커피맛의 아메리카노 한잔을 불과 1천 원에 누릴 수 있어 찾는 손님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그런데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들을 살펴보면 무언가 특별하다. 커피 주문이 아무리 늦어도, 혹은 직원들이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손님들의 불평불만이 전혀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입장을 헤아리듯 이를 느긋하게 기다린다.

 

이곳은 발달장애인 실습 장소인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예그리나’ 커피숍의 전경이다. 도 교육청과 ‘진로직업특수교육지원센터―경은학교’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바리스타의 꿈을 가진 15~21세 발달 장애 친구들의 배움터다.

 

2일 오전 예그리나에는 어김없이 발달장애 친구 2명이 구슬땀을 쏟으며 커피 제조에 한창이었다. 일반 사람보다 약간은 늦지만 음료를 만드는 정성이 전문가 못지않다. 주변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척척 해내는 모습이 유명 바리스타 못지않다. 특수학교인 경은학교 소속 C씨(20)는 “매우 기쁘다.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꿈만 같다”며 “특히 내가 탄 커피를 마시고 손님들이 맛있다 해줄 때가 가장 보람된다”고 뿌듯함을 밝혔다.

 

2015년 2월 문을 연 이곳에는 C씨처럼 바리스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실습에 나선 발달 장애 친구가 벌써 700여 명이 찾았다. 이곳에서 실습을 거친 학생 중 몇몇은 스타벅스 등 유명 전문점에 취업할 만큼 놀라운 성과로 연결됐다. 단순 자활 공간의 의미를 넘어 전문가 육성을 통해 발달장애친구의 자활에 앞장설 만큼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예그리나가 추구하는 것은 ‘장애 편견 없는 세상’이다. 적어도 이 공간 내에서 장애에 대해 사람들의 편견은 배제된 채 배려로 그들을 대한다. 떳떳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노동하는 그들의 모습에 주문하는 손님들은 되려 밝은 인사로 감사함을 전하기도 한다.

 

예그리나의 매니저 심민주 사회복지사(27ㆍ여)는 “이곳에서 일하는 발달 장애 학생들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최대한 혼자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는 모습에 가르치는 매니저로서 괜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 장애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공간으로 예그리나를 운영 중이다”며 “예그리나를 더 활성화해 장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 IMG_7541

의정부=조철오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