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확정, 당권 경쟁구도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은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 짓겠다는 태세인 반면 천정배 전 대표·정동영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승부가 이어질 경우 ‘비안(비안철수) 전선’을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결선투표제 도입 방안 등 전대 규칙을 최종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오는 27일 전당대회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토론회를 거친 뒤 31일 ARS 방식으로 재투표를 진행, 다음 달 1일 당 대표를 확정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비대위는 지난 주말 세 주자 측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으며 천 전 대표와 정 의원은 결선투표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은 당의 입장을 따르겠다면서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결선투표제를 들고 나온 데 대해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세 주자 측은 저마다 자신감을 피력하는 동시에 결선투표의 유·불리 여부를 고려해 필승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선거캠프 공동본부장에 김영환·문병호 전 최고위원을 전진배치, ‘지지층 결집 효과’를 강조하며 1차 투표에서 승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경선에 결선투표가 도입됐는데 4명의 주자 중 문재인 후보가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얻었다”며 “그 결과 민주당의 지지층이 결집되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반면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 측에서 결선투표 도입을 꺼렸다는 것은 자신감이 없는 것 아니겠냐”며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데다 결선투표가 도입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선투표에 돌입해 비안 진영을 규합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천 전 대표 측은 전대 판세와 관계없이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철회가 우선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천 전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 망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송우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