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전문가 꿈꾸며 대학교 대신 ‘마이웨이’

수능시험 100일 앞둔 일부 학생들 대입 포기하고 다른 길 찾아 구슬땀
요리사·경찰관 등 꿈꾸며 미래 준비 “좋아하는 일 배우고 있어 만족해요”

“조금이라도 빨리 꿈을 이루고 싶어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시흥 소래고등학교 3학년인 김혜인양(19)은 도서관에서 시험공부에 한창이다. 

다만, 김양의 손에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경찰 공무원’ 관련 서적이 들려 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진로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하던 김양은 ‘경찰 공무원’을 알게 된 뒤 모든 것을 쏟기로 결정했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올해 시험 응시 자격은 없지만, 내년 시험 1차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때로는 친구들과 다른 길을 택한 탓에 소외될 때도 있어 외롭기도 하지만, 롤 모델로 삼는 ‘서금희 경정(경기도 최초 강력계 여경)’처럼 되고자 오늘도 마음을 다잡는다. 

김양은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다른 길이긴 하지만, 서로 응원하면서 버티고 있다”면서 “각자가 선택한 길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8일, 경기도 내 곳곳에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대학교 입학을 포기한 10대들이 나름대로 방식으로 ‘마이 웨이’를 걷고 있다. 학교마다 ‘수능 D-100’ 행사가 열렸지만, 이들은 저마다 다른 곳을 찾아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수원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옥진호군(매원고 3)도 같은 부류다. 요리사를 꿈꾸는 옥군은 매일 같이 이곳에 나와 요리 실습을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옥군의 목표는 한식ㆍ중식ㆍ일식ㆍ양식 등 국가공인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국내 굴지의 식품회사에 취직하는 것. 

이날 실습에서도 강사의 요리를 지켜보는 옥군의 눈빛은 매 순간순간 빛나고 있었다. 옥군은 ”좋아하는 것을 하니까 재미도 있고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그리고 나도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자동차 부품 가공 회사와 의료기관 입사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는 오준호군(능곡고 3)과 성승모군(초지고 3)도 시흥 소재 직업전문학교에서 ‘미래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도면 해독 및 작성, 3D 모델링 수업을 받던 오군은 “이론적인 공부보다는 실무적인 기술을 배우고 싶어 이 길을 선택했다”며 “수능시험이 100일 남은 시점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군 역시 “100일 뒤 수능시험이 끝나면 친구들은 실컷 놀 수 있기 때문에 부러운 면도 있다”면서도 “내 꿈에 대한 자신감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배워 꿈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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