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고객 블랙홀’ 우려
비대면 상품·새로운 해외 송금 등 서비스 개발 사활… 불철주야 근무
전산사원들 주말도 반납 총동원령 NH농협은행 ‘올원뱅크’ 개편 눈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시중은행들이 새 서비스를 내놓는 등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비대면 전용 상품 라인업 확대, 새로운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하는 전산사원의 경우 평일 야근은 물론 주말도 반납한 채 쉴 틈 없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9일 도내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카카오뱅크 출범 뒤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영업채널과 프로세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한편 디지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나왔을 때만 해도 큰 동요가 없던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바짝 긴장하는 까닭은 카카오뱅크가 차별화된 편리함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은행들의 애플리케이션(앱)과 비교해 빠르고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진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현재 자사 모바일 서비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각 시중은행의 전산사원들은 밤낮 가릴 것 없이 분주한 가운데 주말에도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나온 뒤 저녁과 주말이 사라졌다”며 “이번 주말도 출근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성과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모바일 뱅킹 앱인 ‘올원뱅크’를 전면 개편, 회원가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로그인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했다. 기존에는 간편 송금으로 하루에 50만 원까지만 이체할 수 있었는데 100만 원까지 간단하게 송금할 수 있는 ‘올원송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모바일 뱅킹 앱 ‘S뱅크’의 기능을 대폭 간소화한 ‘S뱅크 간편서비스’를 내놓았다. S뱅크 간편서비스는 공인인증서와 보안 매체 비밀번호 입력 없이 간편하게 계좌조회·이체·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등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중심으로 영업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파급력이 상당하다”면서 “시중은행도 이용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혁신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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