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값 안정세로… 전세 시장은 불안

8ㆍ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경기지역 아파트 매맷값의 오름세가 한풀 꺾이면서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주택 보유자의 집 처분을 압박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전세로 수요가 옮아붙는 등 전세 시장 불안이 우려된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ㆍ2대책 이후 이뤄진 첫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7일 기준)에서 경기지역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와 비교해 0.03% 올랐다. 대책 발표 이전 매주 0.10% 내외로 상승하던 것과 비교하면 안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전세 시장도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0.03%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당분간 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 시장이 뚜렷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수요자가 아니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으로 묶인 과천, 성남, 고양, 광명, 하남, 남양주, 화성 동탄 2 등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매매거래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주택 보유자들이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양도소득 중과세를 피하고자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주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전세 시장은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 주택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꺾이면 전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2010~2014년 경기도에선 아파트 매맷값이 안정됐던 반면 전셋값은 해마다 뛰어올랐다.

 

다만 과거와 달리 신규 주택 입주 물량이 많아 심각한 전세난을 겪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기지역은 역전세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토부 집계를 보면 올해 경기지역 입주 물량은 9만 3천810가구,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16만 3천여 가구로 최근 5년치 평균(6만 4천743가구)을 크게 웃돈다. 특히 경기도는 전세가율(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이 80%에 육박해 집값이 급락하면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로 확산할 가능성도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전세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입주 물량이 많은 경기권에선 역전세난에 이은 깡통전세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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