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고 힌츠페터 기자 부인과 ‘택시운전사’ 관람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는 지난 1980년 5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계엄 하의 삼엄한 통제를 뚫고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하는 독일인 기자의 실제 모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오전에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광주의 참상을 알렸던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와 영화를 관람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벌어질 당시 다른 지역 사람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해직당하거나 처벌받았다”면서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광주 신부님들의 도움으로 지난 1987년 5·18 주간에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힌츠페터 기자의 동영상을 많은 이들과 보게 됐고 그것이 부산 시민이 광주의 실상을 본 첫 순간이었다”며 “이것이 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고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며 “광주 민주화 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브람슈테트 여사는 “남편은 진실을 알리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말하곤 했다. 광주가 인생에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브람슈테트 여사는 영화가 끝나자 눈물을 훔쳤고 서로 따뜻한 악수를 주고받았다고 고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 관람 후 영화를 만든 장훈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유해진 씨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18일에 광주로 직접 내려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내년 개헌 때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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