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강화에 부는 도시재생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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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역사유적이 산재해 있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성으로 살아 숨 쉬는 역사문화도시,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고, 내년에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이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드높일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도시의 역사적 가치는 주민의 오랜 삶의 숨결을 찾아내 공간적 장소에 담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너무 인위적이거나 현대적이지 않게, 장소에 내재돼 있는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누가 그 일을 해야 할까?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모두의 몫이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모두 하나가 돼 소명의식을 갖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역사랑은 재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의 원천이다. 강화 주민은 그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강화군은 벌써 도시재생대학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번의 도시재생대학 운영은 지난 2년 교육 프로그램과 차별화해 4개 팀을 구성해 팀별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현장지향형 문제해결방식으로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화나들길 마을 가꾸기팀은 이탈리아 폴리 개념을 도입해 도로의 결절지점에 다수의 점적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성화시키고 그 지점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각 지점들이 활성화된다면 침체된 거리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용흥궁공원 쉼터조성팀은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황량한 공터를 시민이 쉴 수 있는 푸른 나무그늘 쉼터를 제안한 것이 인상적이다.

강화 도심진입부 정비팀은 강화읍성의 성곽 소실을 가장 안타깝게 여겨 성곽의 복원을 통해 강화의 본래 모습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여기에 주민의 오랜 삶이 녹아 있는 방앗간, 대장간, 한복집을 재생해 지역 장소성을 회복하는 것과 남수문의 조악한 형태를 손질하는 것도 주민 아이디어로 제안됐다.

왕의 길 역사문화가로팀은 3·1 만세운동의 현장을 재현하고 한옥에서 한복 입기를 체험하는 등 공공공간을 중심으로 한 주민참여형 관광 콘텐츠를 제시했다.

이상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도시재생대학은 강화군과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인하대학교가 협력하는 거버넌스 모형이다. 4명의 지도교수의 헌신적 기여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연구원의 노고가 있어 도시재생 학습은 빛나고 있다. 주민이 공공성 있는 장소 만들기를 체험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은 강화군의 도시공간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힘이 될 것이다.

혼자 꿈꾸면 꿈에 그치지만, 만인이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확신에 찬 발표자의 발언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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