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자 기림행사 "잊지않고 기억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제는 일본의 사죄를 받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 간을 보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 간을 보내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0)는 지난 12일 열린 ‘제2회 일본군 위부 피해자 기림행사’에서 “우리를 잊지 않고 매번 찾아주어 고맙다. 이제는 때가 왔으니 여러분만 믿고 따라가겠다. 역사의 아픔을 풀어주는 데 끝까지 동참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광주 나눔의집 부설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야외광장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 박옥선, 하점연, 정복수 할머니와 각 지역에서 힘든 몸을 이끌고 올라온 이용수(대구), 박필근(포항), 안점순(수원) 할머니 등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양향자 최고위원, 이종걸(민ㆍ안양 만안구)ㆍ김정우(민ㆍ군포갑)ㆍ소병훈(민ㆍ광주갑) 등 국회의원과 정기열 도의회 의장, 강득구 경기도 연정부지사, 정대운(민ㆍ광명2)ㆍ오세영(민ㆍ용인1)ㆍ이나영(민ㆍ성남7)ㆍ박광서(한ㆍ광주1)ㆍ장동길(한ㆍ광주2) 등 도의원 및 이현철 시의원(민ㆍ광주), 양기대 광명시장, 도민,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고 건강을 기원했다.

 국악 합창단 두레소리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국악 합창단 두레소리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배우 박재민씨의 사회로 국민의례, 기림사, 문화공연 등 순서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식전행사로 성악 앙상블 소리향, 소리꾼 김용우, 박애리-팝핀현준 부부, 두레소리합창단의 공연과 영화 귀향의 속편인 ‘귀향2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일부 상영회도 진행됐다.

 

추미애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피해자만 쏙 빼놓고 일본과 위안부 문제 합의를 하는 등 진심이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은 사과로 호들갑을 떨었다”며 “이제 당당한 지도자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진실을 밝히고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열 도의장은 “일본은 위안부 역사를 지우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되며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득구 연정부지사도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할머니들 앞에서 일본의 진정성있는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민기자

 자원봉사자들이 정복수 할머니가 덥지 않도록 부채질과 땀을 닦아드리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정복수 할머니가 덥지 않도록 부채질과 땀을 닦아드리고 있다.

[이모저모] ‘귀향2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눈시울

2년째 나눔의집 봉사 캐나다인 ‘눈길’ 
학생들 자원봉사 열정… ‘찜통더위’ 무색 
위안부 할머니 배지·팔찌 판매 ‘불티’

 

 자원봉사자들이 팔찌, 생필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팔찌, 생필품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 12일 광주 ‘나눔의 집’에서 열린 제2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행사장에 캐나다인 엔젤 얼(23ㆍ여)이 봉사활동을 펼쳐 눈길. 캐나다에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지난 2015년 한국을 방문한 얼양은 영어 강사로 활동하면서 매주 1회 나눔의 집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 

얼양은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에 머물고 있지만 한국에 온 이유는 오로지 위안부 할머니들 때문이었다”며 “일본이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혀.

특히 그녀는 자신의 왼쪽 종아리에 한글로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두어야 한다’고 문신을 새긴 것을 보여주며 “아픔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

 

 성악 앙상블 소리향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성악 앙상블 소리향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제2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행사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영화 귀향의 속편 ‘귀향2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일부 상영회가 진행되자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하며 관람. 위안부할머니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이 영화를 보자 중ㆍ고등학생들은 할머니들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금세 눈물을 훔치기도. 더운 날씨에도 불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영화를 관람해. 할머니들은 영화를 보다 잠시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히기도. 영화 상영이 끝나자 숙연한 분위기가 잠시 맴돌아.’ 영화를 관람한 김 모양(16)은 “이런 아픔의 역사는 절대 되풀이 되면 안된다”며 “피해를 본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울분을 토로.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입장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을 위해 희망찬 나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입장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을 위해 희망찬 나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약 500명의 방문객으로 붐볐던 행사장 한켠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배지, 팔찌 등이 불티나게 판매되기도.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팔찌 등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방문객들이 줄서서 구매하는 모습. 이 때문에 행사장의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기리는 팔찌를 착용하는 진풍경이 연출. 방문객들은 무더위 속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준 물과 음료수를 받으며 각자 소정의 기부금을 기부통에 넣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 모씨(27)는 “작은 정성들이 모여 할머니들이 생활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혀.

 

 

○…폭염이 쏟아진 날씨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해 150여명의 초ㆍ중ㆍ고 학생이 자원봉사에 동참. 학생들은 행사장에서 할머니들의 손발이 돼 이동을 도와드리거나 부채로 땀을 식혀드리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며 구슬땀을 흘리기도. 이정현 양(신봉고ㆍ19)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뉴스에도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뵐수 있는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오게 되서 가슴 벅찬 느낌을 받았다”며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가 어떤 것을 더 할 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피력. 또 이양은 “직접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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