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계란값…“추석까지 고공행진 하나”

지난해 11월 경기지역을 비롯해 전국을 휩쓸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계란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계란 가격의 평년 수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우려도 커진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4일 현재 수원지동시장에서 계란 평균 소매가(30개ㆍ특란)는 8천330원으로 1년 전 4천660원보다 78.7%나 가격이 상승했다.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 1월12일 수원지동시장에서 계란값이 1만 1천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내린 셈이지만, 여전히 전년과 평년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특히 계란값 고공행진 추세를 꺾으려고 정부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약 1천434만 개의 타이산 계란을 국내에 들여왔는데도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부분 가공용으로 판매된 탓에 가계 부담은 여전하다.

 

주부 박모씨(38)는 “올해 초와 비교하면 계란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보통 30개들이 한 판을 5천 원대에 산 것과 비교하면 계란 먹기가 꺼려질만큼 비싸다”며 “AI가 끝난 지는 한참 됐는데 계란값은 왜 AI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로는 산란율이 떨어지는 노계와 입식한지 얼마 안 된 병아리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계란 생산기반의 정상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산란계 수는 AI 발생 직전 6천900만 마리에서 현재 약 6천600만∼6천700만 마리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산란율이 떨어지는 노계와 입식 기간이 짧은 병아리의 비율이 높아 계란 생산량 자체는 AI 이전과 비교할 때 하루 평균 1천만 개 이상 부족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계란 생산ㆍ유통업자들이 계란값이 치솟은 상황을 악용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하락세도 더뎌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올 추석은 물론 올해 말까지 계란 가격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단순히 산란계 마릿수만 놓고 보면 거의 AI 이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입식한지 얼마 안 된 병아리와 노계 비율이 높아 계란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올해 안에는 계란 가격의 평년 수준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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