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제72주년 광복절인 15일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앞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역 등을 참배했다.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의 묘역과 윤봉길·이봉창·백정기 등 삼의사 묘역, 안중근 의사의 가묘, 이동녕·차이석·조성환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이 조성돼 있다. 현직 대통령의 효창공원 참배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오전 서울 전역에 비가 내렸지만 문 대통령은 헌화와 참배 때는 독립지사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 비를 맞으며 식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효창공원에 도착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정양모 백범김구기념관장 등과 인사하고 묘역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다리가 불편한 정 관장에게 “다리가 불편하시니 올라오지 마시라”고 배려한 뒤 흰 장갑을 받아 손에 끼우고 묘역 계단을 올랐다. 피우진 보훈처장,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도 문 대통령을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직접 김구 선생 영전에 바칠 화환을 들고 3보 앞으로 이동해 묘역 앞에 내려놓고 이후 90도로 허리를 굽혀 참배·분향했다. 이어 묘소 왼편에 위치한 방명록에 ‘선열들이 이룬 광복,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습니다. 2017. 8. 15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묘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는 삼의사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찾아 이동영·조성환·차리석 선생 등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의 이날 효창공원 참배는 보수와 진보진영 사이의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건국시기와 관련, 보수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국회를 세운 1948년 8월15일로 보는 반면 진보진영은 상하이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11일로 각각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사실상 진보진영의 손을 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14일) 독립유공자 오찬 중 2019년 상해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말씀하셨는데 오늘 아침 보도에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나왔다”며 “오늘 참배도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외국에 나가실 때마다 각종 행사 제일 앞줄에 유공자나 애국자들이 훈장을 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하셨다”며 “우리나라도 독립유공자, 참전용사 등 애국하신 분들을 위한 보훈을 강화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다. 애국을 국민에게 선양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전했다.
송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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