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주가 올린다…한국은행 “부동산 선호는 지속될 것”

금리인하로 주가상승 압박…금융산업 성장세 유지

▲ 한국이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이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고령화로 인한 부동산 등 실물자산 선호는 계속되고 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들이 17일 BOK(한국은행)경제연구에 게재된 ‘인구고령화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처럼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장기금리 중심으로 금리가 인하되고 수익성 추구 성향이 커지며 주가는 상승 압박을 받는다. 보험과 연금 수요의 증가 등 가계 금융자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현재 노년층은 자산에서 보험과 연금 비중이 낮지만 중년세대는 노후에 대비해 이미 주요국 수준으로 늘리는 상황이다. 보수적인 한국의 가계도 노년 초기에는 수익을 좇아 펀드 투자 등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유로 권에서는 이미 고령층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자산 투자가 빈번하다.

보고서는 주식투자 수요가 늘며 주가도 상승압력을 받겠다고 하면서도 과도하게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고령화는 2020년대 중반까지 가계부채를 늘리는 효과를 내겠지만,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로 가계순자산 저축률은 상승한다. 국제 토론자자료와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분석하면 2035년에는 지난해 대비 1.6배 수준에 달한다.

국내 금융산업은 2020년대 후반까지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자산이 많은 50대 후반 가구주가 늘어나며 2028년쯤 금융자산 규모가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고령화로 인한 저성장은 금융기관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대비책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과 연금 등에서는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고객 기대를 맞추기 어려워지므로 해외 투자에 관심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등 가계 실물자산 편중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국내 가계는 연령대가 상승할수록 총자산 중 실물자산 비중이 높으며, 더 심해질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주택보유율이 높은 고령층이 늘어나며 임차가구 자산인 전월세 임차보증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 빠르게 월세화하면 보증금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보고서는 고령화로 인한 장기금융자산 수요에 대비해 초장기 국채 등 장기채 공급을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은행에는 예대마진 위주 영업을 탈피하고 보험사는 위험 관리를 강화하라고 조언했다. 증권·자산운용사는 고령 투자자들 펀드 수요에 맞는 간접투자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실물자산 편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가격 변동과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려면 부동산 유동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보험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주택연금이나 주택시장지수 관련 파생상품을 도입하라고 권장했다. 토지 담보 연금제도 도입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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