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병원은 새로운 세상에 접어들었습니다. 예전처럼 찾아오는 환자를 단순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병원도 서비스하는 곳이고 병원도 고객들에게, 그리고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으로부터 평가받는 곳이 되었습니다. 인술이라는 이름으로 시혜를 베풀 듯 환자를 진료하는 곳이 아닌 진정으로 고객들에게 진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 의료기관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병원도 환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부단히 직원관리도 하고 병원의 장점을 홍보하고 마케팅에 전념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치열한 병원의 경쟁 속에서 병원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만 합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보건의료 인력의 부족현상 속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당위성은 분명합니다. 충분히 그리고 확실하게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의료 인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이 사회가 충실하지 않은 의료서비스에 대해 더 이상 지불을 하려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충분하고 미진한 의료서비스는 차라리 제공하지 않는 것이 병원을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그것은 최상과 최고를 지향하는 의료서비스와 의료 인력만을 인정해 주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특수한 분야라 하여 하는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직무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그 안전성을 들여다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병원의 모든 것을 샅샅이 들여다보면서 진료의 악결과에 대해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충분히 피할 수도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인식에 대하여 병원도 환자안전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병원장은 확고한 환자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의 네 가지를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 의료진 간의 협진, 둘째는 환자확인, 셋째 감염관리 마지막으로 위해환경의 개선입니다. 의료행위를 총괄 지휘하는 의사라 할지라도 그 역시 인간이며 인간의 지능이나 판단력이 모든 경우에서 완전무결할 수는 없습니다. 진료에서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연관된 의사들 간의 협진을 통해 집단지성이 작동하도록 하는 게 최선입니다.
특히 담당의사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에 협진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의사의 확신이 충만한 경우라도 잘못된 확신을 걸러내는 ‘2차 의견조회(secondary opinion)’로도 그 가치는 충분할 것입니다. 환자확인을 철저히 하여 환자가 뒤바뀌거나 투약 및 검사결과가 잘못되는 것을 방지하는 일은 환자안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입니다. 또한 손 씻기 등을 통해 병원감염을 예방하고 전염병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환자의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해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환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정영호 좋은꿈 한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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