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한화건설 3년 전보다 6천만원이나 올려… 부당”
분양대행사 “주변시장 조사거쳐 책정, 무리한 액수 아냐”
제대로 분양이 안 돼 애초 임대로 분양했던 김포지역 한 아파트 건설사가 3년여가 지난 뒤 일반 아파트로 전환하면서 최초 분양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분양 전환에 나서자 세입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23일 김포시 풍무동 한화아파트 분양대행사와 이 아파트 세입자들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풍무로 68번길 일원에 지상 23층 26개 동 1천810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분양에 실패했다. 이후 한화건설 측은 임대기간 이후 감가를 뺀 금액으로 분양 전환한다는 안내와 함께 1천264세대를 반전세로 세입자들을 모집, 지난 2014년 입주시켰다.
한화건설 측은 그러나 3년이 지난 최근 반전세로 거주하던 세입자들에게 84㎡에 대해 분양 전환을 추진한다며 분양 당시 3억1천800만 원보다 6천여만 원이 많은 3억8천100만 원에 분양한다는 안내문을 각 세대에 발송했다. 이에 세입자들은 시세를 내세워 지난 2012년 분양금보다 6천여만 원이나 높게 책정한 건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입자 A씨(43)는 “통상 임대 아파트는 분양 전환에서 감가를 뺀 금액을 책정, 분양으로 전환한다”며 “하지만 굴지의 건설사가 이를 무시한 채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얄팍한 술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입자 B씨(45·여)도 “당시 적금을 깨도 모자라 은행 빚을 내 보증금을 마련, 겨우 입주했는데 이제와서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분양받으라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이는 최근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을 건설사 측이 역행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주변 시장 조사를 거쳐 분양금을 책정한 만큼 무리한 액수가 아니다”라면서 “주변 시세가 오르면 오른 가격에 매매하는 것이며, 분양금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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