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계란값 ‘찔끔 인하’… 이 판국에 ‘눈치상술’

살충제 파동 산지 계란값 25% 급락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여론의식
인하폭 기대 이하… 주부들 시선 싸늘

▲ 계란 살충제 성분 검출 파동으로 인한 계란 값 폭락으로  대형마트 3사가 계란 소비자가를 일제히 인하한 23일 수원의 한 유통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매장에 진열된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전형민기자
▲ 계란 살충제 성분 검출 파동으로 인한 계란 값 폭락으로 대형마트 3사가 계란 소비자가를 일제히 인하한 23일 수원의 한 유통매장에서 소비자들이 매장에 진열된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전형민기자
살충제 계란 후폭풍이 식탁에 불어 닥쳤다.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산지 계란가격이 25% 내외로 급락하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의 인하폭은 산지 가격 추락폭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 주부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하다. 게다가 여론추이를 봐가며 마지 못해 값을 내리는 눈치보기식 상술로 일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3일 이마트와 수원 롯데마트 천천점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애초 산지가격 하락 추세를 반영해 전체 계란 판매 가격의 기준이 되는 알찬란 30구(대란 기준) 소비자가를 23일부터 기존 6천980원에서 6천880원으로 100원 내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매가 하락폭에 비해 인하폭이 미미한 수준임을 우려한 탓인지 23일 오전 급하게 인하폭을 500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수정 고지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더욱 가관이다.

22일 오후까지만 해도 인하 계획이 없다던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뒤늦게 계란 30개들이 한 판의 가격을 1천10원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 판에 7천990원이던 홈플러스의 계란 판매가는 6천980원으로 내려 판매됐다. 롯데마트 역시 22일 저녁까지도 계란값을 당장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23일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잇따라 가격 인하 계획을 발표하자 뒤늦게 부랴부랴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처음에는 6천980원인 계란 한 판 가격을 6천780원으로 200원 내리겠다고 했다가 2∼3시간 뒤 인하폭을 600원으로 수정 발표했다.

 

실제 이날 오전 롯데마트 수원 천천점을 찾아 확인 결과, 계란 한판 판매가가 6천980원 하던 것을 6천380원으로 600원 내려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대형마트들의 인하폭은 이마트 7.16%, 롯데마트 8.6%, 홈플러스 12.6%로 평균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계란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계란 산가가격은 25%까지 폭락, 이들 3사의 인하폭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169원이었던 대란 1개 가격은 살충제 계란 사태 발발 이후인 18일 147원, 22일 127원까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천천점을 찾은 주부 박모씨(38)는 “대형마트의 상술이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어 먹거리에 민감한 편인데 불안해서 섣불리 구매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수ㆍ수습 조수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